세계교회

제15차 세계주교시노드… 사제 성추행·이민 문제 관련 소극적 대처 반성

입력일 2018-10-09 수정일 2018-10-10 발행일 2018-10-14 제 3115호 7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타인의 목소리 귀 기울여 교회 신뢰 회복해야”
참가자 자유로운 발언 위해 발표자료 공개하지 않아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3일 제15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개막 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CNS

【외신종합】 제15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시노드)가 사제 성추행과 이민 등 교회가 맞닥뜨린 문제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됐다.

교황청 홍보를 위한 부서 파올로 루피니 장관은 10월 3일 언론 브리핑에서 “주교시노드 첫날의 주요 의제는 교회에 대한 신뢰성 문제였고, 많은 대의원들이 교회가 맡은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했던 시기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고 말했다.

루피니 장관은 “주로 최근 언론의 도마에 올랐던 사제 성추행 문제에 대한 교회의 대처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이민에 대한 환대와 배려 부족, 교회 안 목소리 경청 부족 등의 문제도 언급됐다고 밝혔다. 평신도로서는 처음으로 교황청 부서장을 맡은 루피니 장관은 “이날 주제가 용서는 아니었지만, 27명의 발표자 중 7명이 교회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청했다”고 덧붙였다.

사제 성추행과 이민 문제 외에 주교시노드 대의원들은 교회가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점에 대해 용서를 청했다. 루피니 장관은 “대의원들은 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이들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과거와 달리 이번 주교시노드에서는 대의원과 참가자들의 발표 내용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주교시노드 사무처는 언론 브리핑에서 발표 내용만 간략히 구두로 알리고 있다. 발표자가 자신의 발표 내용을 따로 알리지 않는 한 발표자도 확인되지 않는다. 지난 주교시노드에서는 발표 내용 요약본이 각 언어로 번역돼 언론에 배포됐다.

주교시노드가 비밀리에 진행돼 투명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에 주교시노드 정보위원회 총무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는 “주교시노드는 의회가 아닌 식별의 장”이라면서 “대의원들이 회의장 안에서 하고자 하는 말을 자유롭게 하도록 돕기 위해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몇몇 대의원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발표 자료를 언론에 제공하고 있어 주요 내용들이 확인되고 있다. 주교시노드 사무처는 당일 발표하는 대의원 명단 외에 발표 자료는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참관인의 발표 자료는 공개하고 있다.

세계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초청 참관인 자격으로 주교시노드에 참석하고 있는 권미나 수녀(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학생상담센터장)는 10월 5일 젊은이들은 노인들의 조언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발표를 했다.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소속인 권 수녀는 “한국에서 200년 전 가톨릭교회가 퍼진 이유는 ‘모든 인간은 하느님의 자녀’라는 평등의 원칙 때문이었다”면서 “교회는 여성들이 지도자와 교사가 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고 말했다.

또한 권 수녀는 “젊은이들은 남녀 노인들의 조언이 필요하며, 진정한 교회에서 살길 바라고 있다”고 발표를 매듭지었다.

주교시노드는 28일까지 계속되며 대의원의 발표와 언어권별 그룹토의, 최종문서 투표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