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더 발전된 교황청-중국 합의 기대한다

입력일 2018-10-02 수정일 2018-10-02 발행일 2018-10-07 제 3114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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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과 중국정부가 중국내 주교서품 관련해 극적인 합의를 했다. ‘교황이 권위를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일부 지적이 있긴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가 주류인 듯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별메시지를 통해 “교회의 선익과 중국 복음화 촉진, 중국교회의 온전하고 가시적인 일치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합의를 설명했다.

교황의 설명에 동의한다. 중국이 종교탄압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끌어 낸 합의라 나름 의미가 더 크다. 현재 중국교회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대표가 모여 새 주교를 선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은 정부가 임명하는 것이다. 새 주교들 가운데 대다수는 선출 전후에 교황청 승인을 받는다. 그러나 일부 주교는 승인을 받지 못해 교회법에 따라 자동파문된 상태다.

이번 합의를 통해 파문된 공식교회 주교들은 복권되겠지만 지하교회 주교들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여러 현안들이 있다. 이런 부분들도 점차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단 한 번의 합의에 모든 것을 담아내기는 어렵다. 1946년 교계제도가 설립된 중국교회, 1949년 공산화된 이후 70년이 넘게 유지해 온 중국교회 제도이기에 순차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마음은 급하지만 서두른다고 해결되진 않는다.

교황청과 중국정부가 이뤄낸 이번 합의는, 교황의 말씀처럼 ‘중국가톨릭교회의 새 장’을 여는 의미가 담겨있다. 분열되어 있는 중국교회를 하나로 만드는 첫걸음이라는 생각도 든다. 만족할만한 합의다. 하지만 합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형제적 우의를 드러내려는 마음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이런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