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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인권평화재단·광주가대 신학연구소, 5·18 광주민중항쟁 38주년 심포지엄 열어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8-10-01 수정일 2018-10-02 발행일 2018-10-07 제 311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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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항쟁 중에도 인간존엄 사회질서 존재”
5·18 항쟁 신학적 의미 성찰
헌신·연대의 공동체성 주목

광주인권평화재단과 광주가톨릭대학교 신학연구소가 9월 28일 마련한 ‘5·18과 사회변혁’ 주제 학술심포지엄에서 성공회대 민주주의 연구소 오유석 교수(왼쪽)가 발제를 하고 있다.

5·18 광주민중항쟁 당시 광주에서는 이상적인 사회 질서가 존재했고, ‘광주정신’은 더욱 인간적이고 평등하고 민주주의적인 ‘대동 세상’의 건설을 지금도 촉구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광주인권평화재단과 광주가톨릭대학교 신학연구소는 9월 28일 오후 2시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청소년센터에서 ‘5·18과 사회변혁’을 주제로 5·18 광주민중항쟁 38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5·18 광주민중항쟁의 신학적 의미를 성찰해 그 의미를 ‘현재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발제에 나선 강인철 교수(한신대학교)는 ‘5월 광주의 커뮤니타스와 변혁의 리미널리티: 사회극 일부로서의 5·18’에서 5·18 광주민중항쟁을 한 편의 ‘사회극’으로 바라보고, 항쟁 참여자들이 깊은 연대와 헌신의 공동체로 형성된 과정과 내면적 조건, 특징들을 분석했다.

강 교수는 항쟁의 과정 중에 형성된 ‘항쟁과 재난의 커뮤니타스’와 ‘의례-연극 커뮤니타스’ 등이 광주항쟁 참여자들의 높은 도덕성과 강한 연대성, 자기희생과 헌신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항쟁 기간 중 광주에서는 “지위와 계급의 구별이 사라지고, 인간 존엄성이 귀하게 여겨지고 깊은 인간애와 연대감을 갖고 동료 시민들과 인격적이고 전인적인 만남을 갖는” 대안적 사회 질서가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이동화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이에 대한 논평에서 “발제자는 광주민중항쟁 참여자들의 주관적 과정에 주목함으로써 운동 전체를 새롭게 이해한다”며 “4·19혁명, 해방정국, 부마항쟁, 6월항쟁, 촛불혁명 등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사회운동과 사회적 사건을 바라보는 새로운 해석 틀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발제 ‘인간과 사회변혁: 5·18 민주화와 저항하는 여성’에서 오유석 교수(성공회대 민주주의 연구소)는 “성폭력 문제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 안에서도 늘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돼 왔다”며 “여성들의 피해 경험은 국가와 사회, 가족에 의해 체계적으로 은폐돼 왔을 뿐 아니라, 진보적 남성들의 비진보적 여성관에 의해 묵인돼 왔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아직도 5·18 특별법에는 계엄군 등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은 조사 범위에 명시돼 있지 않은 상태”라며 “5·18 여성들로 이어지는 미투운동은 성폭력 범죄의 형사적 처벌과 보상, 피해자 보호라는 프레임을 넘어서 실질적 성평등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정 교수(요한 바오로 2세 혼인과 가정 대학원)는 논평에서 “발제는 여성 성폭력의 문제를 광주항쟁을 넘어 군위안부 문제로부터 미투운동에 이르기까지 긴 연장선상에 놓는다”며 “폭력으로부터의 여성 해방, 여성의 인권 증진, 나아가 인간성 회복이라는 보편적 진리에 대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