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평양 남북정상회담 방북 후속 기자간담회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18-09-21 수정일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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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종교계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참석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남북교회간 교류·협력의 앞날을 전망했다. 사진 박원희 기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가 지난 9월 18~20일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종교계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방북 일정을 마친 김 대주교는 다음날인 21일 오후 2시 광주대교구청 1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남북교회간 교류·협력의 희망찬 앞날을 전망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주요내용.

▲김희중 대주교(이하 김 대주교) :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민족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획기적인 거사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저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났을 때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발걸음을 떼는 데, 정치적 계산과 정략적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자존심을 세운다는 것은 민족의 역사적 흐름을 거스르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하고 마음을 함께하고 뜻을 함께해서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해 양국의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평화에 대해서만 이야기 나누자고 했습니다.

-지난 2015년 한국교회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조선가톨릭교협회와 여러 논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과 북 가톨릭신자의 교류와 평양 장충성당 보수, 사제 파견 등 교류협력 지속방안을 나누고 오셨는데요. 이번 방문에서는 그에 대한 진전이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김 대주교 :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이자 조선가톨릭교협회 회장인 강지영 회장을 만났습니다. 강 회장과는 다시 합의하자 이야기를 했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북측에서 초청하는 걸로 합의를 했습니다. 장충성당 건도 다시 한 번 주교님들과 함께 가서 성당을 둘러보고 보수해도 되는지, 아니면 다시 지어야 하는지 논의를 해야 할 듯합니다. 북측 인사들은 허무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워했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축복해주시고 기도해주셨던 성당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방북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입니까?

▲김 대주교 : 천지연에서 제가 김정은 위원장께 세계적인 관광 사업을 하는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오래 하셨으니 아마 북측의 아름다운 경관을 잘 개발하시면 번창하지 않으시겠냐 하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시더군요. 또한 천지연에서 두 정상이 손을 잡고 들어 올리면서 웃는 모습, 이것이 그동안 경색됐던 남북 관계를 풀어주는 하나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9월 23일 로마 바티칸에서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회의에 참석하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혹시 프란치스코 교황께 별도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말씀 나눌 기회가 있거나 준비하시는 건 없는지 궁금합니다.

▲김 대주교 : 아마 바티칸 외무장관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소개하고, 교황님께 남북과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 기도해주시기를 청원하려 합니다. 이 문제는 당사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이슈니까 서로 협력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앞으로 종교계 교류를 어떻게 보시고, 헤쳐 나갈 숙제는 없는지요.

▲김 대주교 : 사실 북측의 종교인 위상과 우리나라 종교인 위상은 같지 않은 듯합니다. 우리는 각 종교계가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계획을 수행할 수 있지만, 북측은 당국과 공감이 돼야만 합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양국 종교인 교류를 위해 신뢰를 조금씩 쌓아 나가도록 노력하면 가능할 것입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