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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순교자 성월은 ‘은총의 달’입니다

이금언(엘리사벳?대전 원신흥동본당)
입력일 2018-09-18 수정일 2018-09-18 발행일 2018-09-23 제 3113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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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위 복자 이성례 마리아 초상화.

순교자 성월 9월을 지내면서, 목숨까지 아끼지 않고 기꺼이 내놓으신 순교자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저의 신앙생활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지난 1년…, 많은 상처를 받으면서, 왜 교우들이 냉담을 하는지 알게 된 시기였습니다.

제가 누구 ‘때문에’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게 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만 믿고 따르기로 ‘저 자신과’ 약속했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성지에서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남편과 제가 받았던 많은 일들 앞에서 “그래, 하느님만 믿고 따르기로 했지. 힘들 때마다 성지로 향하고 순교자들의 신앙을 본받자”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성지에서 많은 위로를 받고 나아가 굳은 신앙심을 얻고 돌아오는 그 길은 은총이었고 축복이었습니다.

얼마 전 대전교구 전민동성당에서 창작뮤지컬 ‘복자 이성례 마리아’를 보았습니다. 이성례 마리아는 남은 자식들이 고아로 굶주리고 고생할 것을 생각해 배교를 했다가 회심 후 결국 목숨을 내놓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천주님만을 잊지 마라. 서로 사랑하며 어떤 고통이 닥쳐오더라도 서로 의지하라”는 마지막 부탁을 하는 것이 그의 모성애였고, 그 자식들은 어머니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구걸하여 모은 모든 것들을 어머니의 목을 벨 망나니에게 갖다 주면서 “마지막 길 고통 없이 보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자식들의 모습에 가슴이 ‘찡’하면서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잠시 방황하고 있었던 스스로의 이기적인 신앙심에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순교는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현재 우리들은 누구 때문에 냉담을 하고 아파하고 있는지…. 목숨까지 아낌없이 바치신 순교자들을 생각하면 이제는 어떠한 고통과 시련이 다가온다 해도 하느님만 바라보고 주님만 따르며 나를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요. 나를 낮추고, 나를 희생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순교 정신으로 스스로가 거듭나기를 주님께 청해봅니다.

이금언(엘리사벳?대전 원신흥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