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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영적 동반’ 국제 학술 심포지엄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n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8-09-18 수정일 2018-09-19 발행일 2018-09-23 제 311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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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사목은 영적 돌봄이 우선”
젊은이들 경청자로 함께하며 정체성 찾게 이끌어야
하느님과 대화 통해 관계 형성토록 이끄는 것이 중요
시대 흐름에 맞는 청소년사목 방향성 전향도 불가피

인천교구와 살레시오회 한국관구가 공동 주최한 ‘청소년을 위한 영적 동반’ 국제학술심포지엄은 10월 3일 바티칸에서 열리는 제15차 세계주교시노드의 예비문헌을 재조명하면서 현대 젊은이들이 처한 사목적 상황을 파악해 본다는 의미를 지닌다.

제1부 ‘제15차 세계주교시노드의 주제 인식’에서는 이번 세계주교시노드 특별 총무인 로사노 살라 신부(살레시오회·교황청립 살레시오대학교 사목신학 교수), 그리고 비록 참석은 못했지만 세계주교시노드 준비 위원 파비오 아타드 신부(살레시오회 청소년사목 총평의원)가 동영상을 통해 의안집을 기초로 성소와 식별, 동반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는 세계주교시노드에서 논의될 내용을 접한 뒤 한국교회 청소년사목 현장을 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제2부 ‘청소년사목 현장의 이해’에는 주일학교와 청소년사목 관련자들이 토론자로 나서 현실적 이야기를 나눴다.

인천교구와 살레시오회 한국관구가 9월 15일 인천교구청 대강당에서 마련한 ‘청소년을 위한 영적 동반’ 국제학술심포지엄 중 발표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세계주교시노드 특별 총무 로사노 살라 신부, 사회자 김상인 신부(인천 검단동본당 주임),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정준교 위원, 노틀담수녀회 실천교리교육연구소 김 마리 아니마 수녀, 인천교구 청소년사목국 교리교육부국장 김용수 신부, 인천 주안3동본당 이승민 교리교사(왼쪽 두 번째부터).

■ 식별과 성소, 동반

‘청소년들의 목소리와 교회의 여정’ 주제로 발표한 로사노 살라 신부는 세계주교시노드 준비과정과 의안집을 설명하면서 청년·청소년사목 쇄신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살라 신부는 청년·청소년사목과 관련해 교회는 6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살라 신부는 6가지 도전 요소로 ▲육체와 애정, 성 ▲가짜뉴스와 탈진실성에 대한 혼란 ▲디지털 과학기술의 양면성 ▲제도권에 대한 환멸 ▲결정 장애 ▲영적 그리움을 꼽았다.

살라 신부는 주어진 도전들에 직면하기 위한 세 가지 제안으로 ‘식별과 성소, 동반’에 대해 설명했다.

“‘식별’ 능력 없이는 사회·문화의 새로운 체계가 우리들 앞에 가져다 놓은 도전들을 감당하기 불가능할 것이다. ‘성소’에 대한 사고와 현실에 대한 회복 없이는 젊은이들이 심도 있고 확실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도와주기가 가능하지 않다. 적절한 ‘동반’ 없이는 오직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성숙함으로 도달하는 것이 어렵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사랑의 기쁨이 지닌 충만함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젊은이들을 위해, 또한 그들과 함께 정진해야 한다.”

‘청소년 성소사목, 식별과 영적 동반’에 대해 발표한 파비오 아타드 신부는 “젊은이들을 위한, 또 그들과 함께하는 교육자로서 우리는 ‘훌륭한 경청자’가 되기 위해 부름을 받았다”며 “그들은 우리가 그들 이야기를 들어주기 원하지만, 또한 교회에 관한 그들의 기대를 들어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아타드 신부는 이어 “여러분에게 ‘성덕’이라는 주제를 성찰하고 묵상해 보도록 권한다”며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생활하라는 그리스도의 부르심은 우리 근거 지평이 되는 동시에 건전한 불안과 유익한 위기의 근원이 된다”는 의안집 73항 내용을 인용했다.

■ 청소년사목 실태

2부에서는 청소년사목이 나아갈 방향과 함께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사목 현장에 있는 다양한 이들이 토론자로 나서 다양한 관점에서 청소년사목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 정준교(스테파노) 다음세대살림연구소 소장과 인천 주안3동본당 교리교사 이승민(율리에타)씨는 주일학교 청소년의 현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인천교구 청소년사목국 교리교육부국장 김용수 신부와 김 마리 아니마 수녀(노틀담수녀회 실천교리교육연구소)는 청소년 영적 동반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본당에서 30년 이상 교리교사로 활동해온 정준교 소장과 학창시절부터 본당과 교구 활동을 통해 신앙에 대한 믿음을 키워온 젊은 교리교사 이승민씨는 청소년사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관계’로 꼽았다. 이승민씨는 “청소년들이 대화를 통해 그리스도와 만나고,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교구를 비롯해 신부님, 수녀님, 교리교사 등 교회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청소년들을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준교 교수는 “교리교사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살고 있다는 확신을 느껴야 한다”며 “청소년사목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들의 영적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수 신부는 시대 흐름에 맞게 청소년사목의 방향성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구 청소년사목국의 중점사업인 ‘가청포도’(가톨릭 청소년 성취포상제도)와 전례 기본에 충실한 ‘새로운 청소년 미사 문화 창출’에 대해 설명했다. ‘가청포도’는 청소년들이 각 단계별 도전 과제에 성공할 경우 제주도 체험 활동, 자원봉사 활동, 국내외 체험활동 및 성지순례 등으로 포상을 하는 제도다. 김 신부는 “이러한 ‘나만의 신앙 체험’은 청소년들이 진로를 결정할 때 도움이 된다”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체험학습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90년대와 달리, 방학 때 공항에 가보면 해외를 가는 가족들이 많이 눈에 띈다”며 “90년대와 같은 주일학교 형태로는 청소년들의 영적 동반자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마리 아니마 수녀는 청소년의 인간성 회복을 위한 대안적 신앙교수법으로 ‘실천교리교육’에 대해 발표했다. 김 수녀는 “이 교육의 목적은 하느님이 지으신 태초의 인간성 회복”이라며 “의미에 중심을 둔 교육학이자, ‘관계의 교육학’으로서 청소년들이 존재에서 기쁨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n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