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학가 ‘신천지’ 주의보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18-09-18 수정일 2018-09-18 발행일 2018-09-23 제 3113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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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 홍보하며 연락처 받는 등 설문조사 가장해 접근
“연락처 남기지 말고 신천지 의심될 경우 소속 교구로 문의를”

유사종교집단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 대학가 등 젊은이 밀집지역에서 설문조사를 가장한 선교활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신천지는 주로 20대 청년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한다. 신상을 파악한 뒤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성경공부로 유인해 자신들의 이단 교리를 주입시킨다.

가톨릭신자인 A씨는 대학 신입생 시절 학교 근처에서 자신을 이동통신 앱을 홍보하는 유명회사 직원으로 소개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심리검사용 앱을 새로 개발 중이라며 시연에 참여할 것을 권유했고, 연락처를 남기면 다양한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아무런 의심 없이 연락처를 건넸다. 며칠 뒤 A씨는 그 직원이 속한 회사와는 무관한 모임에 초대받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경공부를 하게 됐다. 이후 A씨가 신천지를 빠져나오는 데에는 3년의 시간이 걸렸다.

‘추수꾼’으로 불리는 신천지 선교활동가들은 누구나 알만한 회사나 학교 등에 소속된 전문가로 사칭해 선교대상에게 접근한다. A씨도 한때 추수꾼이었다. 그들은 대상자에게 설문조사나 미술치료, 상담, 봉사활동 등을 제안하며 연락처를 파악한다. 그 뒤 카페나 식당 등에서 만나거나 문화공연을 보여주고, 선물이나 이벤트로 감동을 준다. 그렇게 마음을 연 뒤 고민이나 관심사를 나누고, 자연스럽게 “일요일에 봉사활동 하는데 시간 되세요?” 등의 질문으로 신앙생활을 파악한다.

한국천주교 유사종교대책위원회(위원장 이금재 신부, 이하 대책위) 이승혜(가타리나) 연구위원은 “신천지 등 유사종교 집단의 선교 방법은 무궁무진하다”며 “대상자가 완전히 넘어간 뒤에는 철저히 입막음을 해 가족들의 발견이 어렵고, 알고 난 뒤에도 대처방법을 몰라 낭패를 겪는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연락처를 기재해야 하는 설문조사에는 응하지 말 것과 만약 가족이나 지인이 신천지에 빠진 것을 알게 되더라도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해선 절대 안 된다고 경고한다. 자칫 되돌릴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된다면 소속 교구로 바로 문의하기를 권한다. 한국교회는 지난해 2월 대책위가 결성된 이후 유사종교에 대한 연구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대책위 위원장 이금재 신부(전주교구 사목국장)는 “교회가 인정하는 성경·교리교육만 들어야 하고, 개인이나 사설단체가 운영하는 교육은 반드시 사목자나 수도자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