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배성사 의미 되새기며 부부성화 길로 인도 건강한 대화·성생활·기도 등으로 부부 생활 원만해지도록 이끌어 부부 일치운동의 기본 ‘ME주말’ ‘선택주말’ 등 청년 프로그램도
건강한 부부 생활은 교회는 물론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 사회의 가장 작은 공동체인 가정, 그 핵심인 부부 관계는 본인들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쳐 사회를 밝게 비주는 촛불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러한 건강한 부부 생활을 위해 ‘대·성·기·공’을 알려주는 평신도사도직 단체가 있다. 바람직한 ‘대화’와 ‘성생활’, ‘기도’, ‘공동체 참여’를 이끌어주면서 부부 생활이 보다 원만해지도록 돕는다. 월드와이드 매리지 엔카운터 한국협의회(대표팀 김홍기·최계진 부부, 김웅태 신부, Worldwide Marriage Encounter Korea, 이하 한국ME)다.한국ME는 8월 24~26일 서울 종로 성령 선교 수녀회 선교영성센터에서 제156차 디퍼주말을 진행했다. ‘디퍼주말’은 ME주말 봉사자 부부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교회와 사회 안에서 부부가 모범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이번 디퍼주말에 참여한 부부들은 태도, 열정, 신뢰, 용서와 치유, 변화, 권능, 소명 등을 주제로 배우자와 대화하고 그 소감을 밝힘으로써 앞으로 세상을 밝게 비추는 부부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디퍼주말에 참여한 광주 동림동본당 김헌영(프란치스코·43)·기연주(클라라·43) 부부는 “그동안 삶에 치여 서로가 예전의 모습을 잊고 지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뜨거운 사랑도 사랑이었지만, 그 뜨거운 사랑이 무뎌져도 결심과 노력으로 사랑을 이어나가는 게 결혼의 의미라는 것도 되새겼다”며 “‘매일 대화’를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 동광본당 박윤범(프란치스코·52)·김은정(라우렌시아·49) 부부도 이번 디퍼주말에 함께했다. 이들은 “이전까지는 상대에게 내 감정만 먼저 알아달라고 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배우자의 말과 표현을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좀 더 성숙한 대화를 하겠다”며 “나쁜 말은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되돌아오지만, 좋은 말은 상대의 마음에 꽃이 돼 피어오른다’는 말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다. ■ 부부성화를 위한 전(全) 단계적 프로그램들 ‘ME주말’은 부부 일치운동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금요일부터 주일까지 부부들이 주말을 이용해 서로가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고, 보다 나은 부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참가 부부들은 ME주말을 통해 2박3일간 대화 방법 등을 배우고 서로가 일치를 이뤄 혼인 성사에 따라 책임감 있게 살아갈 힘을 얻는다. 세계ME에 소속돼 있는 한국ME는 이 같은 ME주말을 최근까지 40년 넘게 진행해오고 있다. 1977년 3월 11일 처음 한국어로 ME주말을 실시한 이후, 현재 서울·대구·광주 등 전국 15개 교구에서 20만 여 명이 ME주말을 체험했다. ME주말뿐만이 아니다. 한국ME는 이미 결혼한 부부가 아니더라도 추후 남성과 여성이 부부 성화를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닦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선택주말’, 혼인 전 예비부부들을 위한 ‘약혼자주말’이 대표적이다. ME주말을 이미 경험한 부부들을 위해 ‘다리과정’과 ‘쇄신주말’ 등 후속 프로그램들도 있다. 교회와 사회의 기본 단위라고 할 수 있는 가정, 그 핵심인 부부 성화를 위해 한국ME는 기초부터 심화까지 전 단계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자뿐만 아니라 비신자·타종교인도 참여 가능
한국ME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신자들뿐 아니라 비신자, 타종교인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가톨릭신자들을 우선 대상으로 삼고는 있지만, 부부 관계 개선과 부부성화는 모든 부부에게 필요하고도 중요한 과제라고 봐서다. 1인 가구가 급증하고 ‘황혼 이혼’ 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ME 측은 “신앙에 냉담했던 이들이 ME주말을 경험하면 열의 아홉은 ‘열심인 교우’로 되돌아오고, 비신자나 타종교인도 신앙심을 갖거나 개종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차원에서도 더 많은 분들이 ME주말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ME주말은 나 자신을 알고, 배우자를 알고, 하느님과 만나고, 변화한 부부가 이웃과의 만남까지 이룰 수 있는 경험”이라며 “1석4조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문의 02-511-9901~2, meoffice@hanmail.net, www.mekorea.or.kr 한국ME ◎ 위기 부부에게는 ‘ME주말’보다 ‘르트루바이 주말’을 간혹 ME주말을 이혼 직전의 위기 부부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ME주말은 성격이 다르다. ME주말은 이미 어느 정도 사이가 원만한 부부들이 더 친밀하게 살며 교회와 사회를 쇄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반면 르트루바이(Retrouvaille) 주말은 혼인 생활에 실망을 느끼고 고통스러워하는 등 위기에 놓인 부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1977년 캐나다에서 진행된 ME주말에 참여한 부부들 중 ‘발표하는 부부들의 얘기와 자신들의 상황이 너무 다르다’고 생각한 부부들이 위기에 처한 부부들에 맞게 만든 것이 시초다. 르트루바이는 프랑스어로 혼인의 ‘재발견’이라는 뜻이다. 전 세계 많은 부부들이 르트루바이 주말에 참여해 부부 관계를 회복했다. 한국ME는 2015년 르트루바이 주말을 독립시켰고, 현재는 르트루바이 서울협의회가 이를 운영하고 있다. ※문의 02-929-2141 르트루바이 서울협의회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