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본지 편집자문위원회 제12차 회의

정리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8-09-04 수정일 2018-09-05 발행일 2018-09-09 제 3111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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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는 급변… 흐름에 대처하며 ‘평화’ 기획 이끌어야
‘…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기획
시의적절한 주제 선정 ‘눈길’/다양한 전문가 인력 활용 중요/남북 문제 넘어 의미 확장해가길
‘한국 난민 문제’에 관한 보도
교회 지향해야 할 중요한 문제/더 심층적으로 보도했어야/배타적 국내 분위기 쇄신 필요

박해받는 교회·환경문제 등 기획으로 다뤄 신자들 이끌길
신앙인 긍지 키울 보도도 필요

본지 편집자문위원회 제12차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이 8월 31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본지 장기기획과 보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박지순 기자

본지는 2027년 맞이하게 될 창간 100주년을 준비하며 올해부터 ‘평화’와 ‘아시아 복음화’ 기획을 시작했다. 8월 31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제12차 편집자문위원회 회의에서는 본지가 추진하고 있는 두 기획의 진행상황을 논의했다. 특히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 상황에 교회적 관점을 비추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 시의적절한 ‘평화’ 기획, 다양한 의견 담아야

-노길명 위원장(이하 노 위원장) : 가톨릭신문은 올해 1월 1일자부터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마태 5,9)을 주제로 평화 기획을 시작했다. 한반도의 평화를 중심 주제로 평화 실현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기획이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는 가톨릭신문사의 기획과 맞닥뜨리는 분위기였지만, 현재는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어긋나 있는 상황에서 신문사는 변화의 흐름에 대처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반도의 평화는 사회·정치·신앙적으로 끊임없이 추구하고 이뤄야할 과제로, 우리가 평화 기획을 시작한 만큼 잘 이어가야할 것 같다.

-최혜영 수녀(이하 최 수녀) : 신문사에서 평화라는 슬로건을 내세울 때 너무 앞서가는 듯 보였지만, 이제 시의적절한 기획이 됐다.

평화 기획을 이끌기 위해서는 신자 외에도 다양한 전문가 인력풀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남북문제는 민감하고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진보와 보수의 의견 모두 실어주면 좋겠다.

-이세라 위원(이하 이 위원) : 평화에 대해 모른다는 전제로 읽어보기 시작했는데, 학습에 많이 도움이 됐다. 평화학과 평화라는 큰 범주 안에서 각 분야별로 헌신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지난 청년 평화의 바람 순례 기사에서 단순히 행사 소개를 넘어서 평화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과 교회에 대한 기대를 담은 인터뷰 기사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최 수녀 : 평화는 추상적이고 막연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많다. 평화학부터 시작해 신자들에게 교육적인 효과가 있길 기대한다.

-전원 신부(이하 전 신부) : 평화 기획은 주제는 좋은데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독자를 대상으로 피드백을 받는 방법이 필요하다.

-장병일 편집국장(이하 장 국장) : 100주년을 바라보며 장기 기획을 보도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지는 못하고 있다. 1년 정도 진행한 뒤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피드백을 받도록 하겠다.

-강신우 위원(이하 강 위원) : 평화 기획의 취지는 좋다. 하지만 주제가 무겁고 중복되다 보니 눈길이 잘 가지 않게 된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등의 문제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이번에 남북문제 관련 기획 좌담에서 교회의 역할을 정리했다는 면에서 좋은 평가를 주고 싶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인권 등 남북 간 교류의 대안을 내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남승한 위원(이하 남 위원) : 북한 인권 좌담에서는 북한 인권이 개선돼야 한다는 당위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에 그쳤다. 북한 인권에 대한 보다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이 필요했다. 일반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정도에서 마무리지은 것이 아쉽다.

-노 위원장 : 평화 기획을 이어 나가면서, ‘전쟁이 없는 상태’라는 좁은 의미의 평화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양극화를 비롯해 경제·이념·지역·계층·세대 간 갈등도 다루면 좋겠다.

이런 상황에서 갈등을 치유하고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발굴해 보도하면 평화 기획과 맞아 들어갈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갈등을 예방하고 평화를 심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한국의 난민 문제, 교회 입장 종합 보도 필요

-김지영 위원(이하 김 위원) : 제주에 난민 문제가 불거졌다. 교회가 원칙적으로 지향하는 바에 딱 맞는 중요한 문제다. 가톨릭신문은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의 사목서한 등을 단편적으로 다뤘다. 교회 언론은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보도했어야 한다.

난민을 보는 신자들의 시선이 갈라져 있다. 교회 언론이라면 신자들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교회의 원칙에 입각해 제주 난민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노 위원장 : 구약성경 자체가 이스라엘 난민의 이야기다. 일반 언론도 난민 문제를 크게 다루고 있는 만큼 교회 언론은 복음적인 시각에서 이 문제를 다르게 다뤄야 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슬람 신자가 늘어나고 있다. 명동 길거리에만 나가도 히잡을 쓴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세계화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우리도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전 신부 : 한국인들은 더 이상 자녀를 낳지 않는다. 미래에는 우리도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게 될 것인데, 여전히 다문화 가정에 배타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는 사회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우리가 사는 이 땅은 하느님의 것, 온 인류가 함께 사용하는 것이라는 의식을 신자들에게 알리는 기획이 필요하다. 이질감을 버리고 포용하려는 의식 없이는 남북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외국인에게 갖고 있는 불안감을 교회가 나서서 바꿔야 한다.

-김 위원 : 지난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 선수 중 9명이 아프리카 이주민들이었다.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문명의 변화로 이주민들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공존하고 공생하려는 의식이 필요하다.

■ 기타 기획 제언

-최 수녀 : 순교자성월과 관련해 전 세계에서 박해받는 교회에 대해 소개하고 어떻게 도울지 방안을 마련하는 기획이 필요하다.

특히 개신교 쪽에서는 그리스도교를 박해하기 때문에 이슬람을 혐오하는 경향이 심각한데, 우리 교회는 이슬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김 위원 : 환경문제가 심각해졌다. 우리도 생태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특히 지구를 망치는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가톨릭신문도 더 적극적으로 취재해 지면에 반영해야 한다. 여전히 우리 국민들은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 캠페인 기사를 강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노 위원장 : 오늘날 종교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천주교도 마찬가지다. 신자들이 자긍심을 잃고 교회에 실망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교회 언론으로서 신앙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미담과 활동을 보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리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