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척 말고 진짜 사랑을 하자 모든 것 바쳐서 나바위 성지 등 전주교구 내 성지 찾아 오늘날 순교 영성을 새겨보는 시간 가져 치명자산에서 자신을 내어놓는 봉헌식도
“평소에 하느님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순교가 아닐까요?”
안용욱(안셀모·수원교구 오전동본당)씨는 ‘제1회 청년 순교자 축제 TYM(The Young Martyrs)’에 참가하며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순교 영성’에 대해 돌아봤다. 그가 생각하는 순교는 ‘하느님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는 “김대건 신부님이 25살의 젊은 나이에 하느님 뜻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셨다는 것을 알고, 좀 더 가깝게 느껴졌다”며 “그 전에는 저와 달리 특출 난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총원장 전진욱 신부, 이하 수도회)가 마련한 이번 축제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2박3일간 전북 익산 나바위 성지에서 열렸다. 수도회는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청년들이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순교자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하느님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함께 공감하기 위해 이번 축제를 마련했다. 축제에는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전국 8개 교구(전주·대전·인천·수원·의정부·부산·청주) 청년과 예비신자, 수도자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얘야, 내가 죽은 줄 알았지?’를 주제로 한 이번 축제에서 순교자들이 남긴 유산을 찾아가며 ‘순교 영성’에 대해 돌아봤다. 축제는 나바위 성지를 비롯해 전주시내 성지 등에서 다채롭게 열렸다. 수도회는 일상에 지쳐있을 청년 참가자들을 위해 ‘깜짝 라디오 방송’도 준비했다. 방송에는 순교자들의 유산인 희망과 기쁨이 축제 기간 동안 참가자들을 사로잡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둘째 날 전주시내 성지순례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은 12개 조로 나뉘어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좇았다. 참가자들은 전주옥터, 전동성당, 초록바위, 전주객사, 서천교, 숲정이 등을 찾았다. 또 해발 300m에 순교자들의 유해가 모셔져 있는 치명자산에 올라 하늘과 가장 맞닿은 곳에 있는 순교자들에게 자신을 내어놓는 특별한 ‘봉헌식’을 진행했다. 폐막미사는 마지막 날 전진욱 신부 주례로 복자 최여겸 마티아가 순교한 개갑장터에서 봉헌했다. 전 신부는 청년들에게 “사랑하는 척하지 말고, 사랑하라”고 강조했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희생하고 봉사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사랑은 어렵고 힘들지만 사랑하니까 참고 견딜 수 있는 것”이라며 “사랑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희생을 마음속에 간직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순교자들의 희생을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설명한 것이다. 참가자 계현우(안드레아·서울 화양동본당)씨는 “이번 축제기간 동안 하느님 공동체 안에서 청년 순교자들의 모습을 보고 느꼈다”며 “하느님을 중심에 두고, 하느님과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11월 세례를 받는 예비신자 조문경씨는 “순교자들의 희생정신에 대해 생각해보고 어떤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봤다”며 “삶 속에서 순교 영성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