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순교자 성월은 교회사 공부하기 좋은 때

입력일 2018-09-04 수정일 2018-09-04 발행일 2018-09-09 제 311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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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4년에 나온 프랑스어 ‘한국천주교회사’는 우리나라 천주교회사 통사(通史)의 기원이다.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달레 신부가 작성했다. 현대에 들어 한국교회사 관련 서적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지만 교회사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도는 그렇게 높질 않다. 공부할 교재가 없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데, 열의가 부족해서 그런가.

내포교회사연구소 방상근 연구위원이 최근 ‘한국천주교회의 역사’를 출간했다. 이 책은 조선시대 천주교 역사를 개괄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또 한 권의 교회사 공부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을 위한 한국천주교회사’를 펴내기 위한 개설서라고도 한다. 그만큼 평이하게 서술되어 있다는 말이다.

한국천주교 신자라면 한국교회사 흐름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천주교 도입과 창설에서부터 박해시대, 순교, 천주교 인정, 일제 강점기와 민족분단기로 이어지는 교회사 흐름을 어느 정도는 꿰고 있어야 ‘모자람이 덜한 신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신앙 선조들의 순교영성을 깨닫고 그 열성을 후손에 물려주려면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한다.

순교자 성월에 부족한 교회사 공부를 해보자. 교회사 공부하기 좋은 때다. 방연구위원이 이번에 낸 책도 괜찮고, 그 간에 나온 책 중에 하나 골라 읽어 보자. 한때 여러 본당이나 기관단체에서 교회사 강좌를 개설해 교회역사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시켜줬으나 요즈음은 이렇게 하는 곳이 많지가 않다. 마땅한 곳이 없으면 혼자 공부해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이해할 수 있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 한국교회사 관련 책이 나올 때마다 느끼는 소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