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평화는 이해와 존중으로 시작된다

입력일 2018-09-04 수정일 2018-09-04 발행일 2018-09-09 제 311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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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반도평화나눔포럼의 대주제는 ‘인간의 존엄과 평화, 한반도의 길’이다.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모인 교회 지도자들은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 보다 조화로운 삶의 길이란 무엇인지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그저 국가와 국가가 서로 전쟁하지 않는 상황만을 평화라고 생각한다. 좀 더 미시적 관점에서 살펴보자. 만약 마음으로 상대방을 미워하고, 또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한다면 더 이상 평화는 불가능하다. 포럼 중 9월 1일 ‘인간다운 삶’을 주제로 한 회의에서 필리핀 마닐라대교구장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 없이 평화는 결코 올 수 없다”며 “타인을 이용의 대상으로 볼 때 서로에게 ‘나는 당신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게 되고, 결국 여기서 전쟁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인류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 존중하는 자세가 갖춰진다면 더 이상의 전쟁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4월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동안 멀게 만 느꼈던 북한 동포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그저 시혜적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그들 역시 존엄성을 가진 인간이고, 적어도 종전을 갈망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확인했다. 한반도 평화를 향한 중요한 시발점 아닐까.

이번 포럼에서 미얀마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은 “지속적이고 진정한 평화를 구축하려면 인간 존엄성을 반드시 지켜내고 불의와 부조리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교회에 대한 의무를 강조했다. 평화를 위한 ‘공존과 연대’를 모색한 이번 포럼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