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순교자 성월의 성지 순례 / 박영호 기자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8-08-28 수정일 2018-08-28 발행일 2018-09-02 제 311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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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 순교자 성월이면 교구마다 성지 순례가 봇물을 이룬다. 기자가 근무하는 광주대교구에서는 해마다 순교자 성월에 즈음해 ‘주교님과 함께하는 도보성지순례’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올해에도 순교자 성월의 말미에 목포 일대에서 10㎞가 넘는 구간을 주교와 신자들이 함께 걸으며 순교 정신을 되새긴다.

사실 우리나라는 어디든 순교자들의 피가 흐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성지들이 많다. 그만큼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는 고난과 순교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다행한 것은 신앙선조들의 굳건한 믿음과 정신이 서린 순교지와 사적지들을 찾는 신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교회의에서 한국의 성지들을 선별해 100여 곳이 넘는 곳들을 소개하고 이 장소들을 순례하면 스탬프를 찍어주며 모든 곳을 순례한 이들에게는 축복장을 수여하기도 한다.

순교자들의 정신을 기리고 체험하도록 독려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말로만 듣는 순교 정신과 역사가 아니라 직접 순교와 신앙의 장소들을 찾는 것은 몸으로 신앙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주마간산 격으로 아무런 감흥 없이 숙제하듯이 하는 순례는 지양해야 하지만 수고와 기도로 채워지는 순례는 참으로 우리 각자의 신앙에 큰 자극이 될 것이다. 알찬 순례를 마치고 돌아온 대부분의 신자들은 한결같이 신앙을 몸으로 체험했다고 말한다. 때마침 맞는 순교자 성월은 신앙을 체득하도록 해주는 순례의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닐 수 없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