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이명숙(가타리나)씨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08-21 수정일 2018-08-21 발행일 2018-08-26 제 3109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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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꽃꽂이는 꽃을 잘 꽂는 것보다
신앙 안에서 일치되는 것이 더 중요”
전례꽃꽂이 지도자 과정 수료
본당 헌화회장으로 3년째 봉사 

이명숙씨는 “신자분들이 전례꽃꽂이를 통해 미사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헌화회는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하는 봉사에요. 함께하는 전례꽃꽂이 안에서 큰 기쁨을 얻고 있어요.”

3년째 본당 헌화회장을 맡고 있는 이명숙(가타리나·58·제1대리구 보정본당)씨는 ‘꽃꽂이 베테랑’이다. 이미 20여 년 전부터 꽃꽂이를 시작한 이씨는 꽃꽂이협회에서 인준하는 과정들을 차례로 수료했다. 이씨는 사범을 거쳐 회장으로도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의 꽃꽂이를 섭렵해왔다. 10년 전 세례를 받은 후에는 가톨릭 전례꽃꽂이 과정을 밟아 전문지도자 과정까지 수료했다. 그런 이씨지만 “전례꽃꽂이는 꽃을 잘 꽂는 것보다도 서로 배려하고 관심 가지면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회원들의 마음이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함께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함께 봉사하고, 함께 밥 먹고, 함께 성지를 순례하는, 그런 평범한 일들을 함께 하는 것이 공동체가 함께 봉사하면서 마음이 통하는 비결이라 생각해요.”

헌화회하면 꽃꽂이만을 떠올리지만 사실 뒷 작업이 더 많은 봉사다. 이씨는 매주 금요일 자정이 되면 서울 반포동의 꽃시장에서 꽃을 구매해온다. 성당 인근에서도 꽃이 유통되기는 하지만, 가장 싱싱한 꽃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렇게 사온 꽃을 다듬어야 하고, 꽃꽂이에 필요한 소품도 준비해야 하고, 이전에 만든 작품을 치우고, 정리하고, 청소도 해야 한다. 한 번의 꽃꽂이에는 꽃을 꽂는 것 외에도 이렇게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꽃꽂이 작업도 마찬가지다. 꽃꽂이를 하기 몇 주 전부터 그 주간의 전례력에 맞는 꽃꽂이를 회원들과 함께 논의한다. 막상 함께 정한 꽃꽂이를 하려해도 마침 그날 꽃시장에 맞는 꽃이 없으면 급하게 수정해야 한다. 이씨는 그런 복잡한 작업 안에서 “주님을 향해 함께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씨는 “헌화회의 기쁨은 공동체가 함께 봉사한다는 데 있다”면서 “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모여 고민하고 신앙 안에서 주님을 향해 봉사하면서 척척 손이 맞을 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세례를 막 받았을 때는 신앙도, 봉사도 잘 몰랐어요. 하지만 봉사하면서 성당에 더 자주 오고 전례를 고민하면서 하느님을 더 생각하게 돼요. 이렇게 봉사를 하려면 봉사로 끌어주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함께 봉사하는 기쁨은 신앙으로 이어졌다. 전에는 어색했던 선교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됐다. 이씨는 신앙을 권하면서 “신앙 안에서 좋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음”을 장점으로 이야기 해준다고 했다. 이렇게 비신자였던 남편과 자녀들, 부모님이 신자가 됐고, 친척들과 주변 이웃들도 성당으로 이끌고 있다.

“꽃꽂이에는 종류가 참 많아요. 결혼식이나 축하할 때, 장례…. 그 모두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관련 있어요. 그 많은 꽃꽂이 중에서도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 안에 있는 전례꽃꽂이는 더 특별하고 큰 기쁨을 주는 것 같아요. 신자분들이 전례꽃꽂이를 통해 미사에 더 잘 집중하고 전례를 묵상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