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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기획특집/가정화목 이렇게…] <끝> 두 노모 모시고 사는 김금자씨

노경아 기자
입력일 2018-08-09 수정일 2018-08-09 발행일 1993-05-30 제 1857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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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간 갈등 문제 아니다”
일상에서 솔직한 만남 추구
면전에서 양보로 알력 해소
“부모 봉양엔 일관성 필요”
자녀들 예절교육엔 어른들이 “한 몫”
고부(姑婦)간의 갈등! 풀지 못할 숙제인가.

김금자씨(37·카타리나)는 “아니다”고 강조한다.

막내며느리지만 팔순 시어머니를 극진히 봉양하고 있는 김씨는 현재 뇌졸증으로 행동이 불편한 친정어머니까지 한 집에 모시고 살면서 가정화목을 가꿔가는 요즘 보기드문 여성중의 한 사람이다.

올해 결혼 13주년. 김씨가 시어머니와 함께 산지도 어언 이만큼이 됐다.

“물론 다른 환경 속에서 산 두 사람이 서로의 뜻을 같이 하기는 무척 어려워요.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지만 나쁜 일이 더 많지요. 그럴 때마다 저는 한 가지 철칙이 있어요. 결코 그 자리에서 화를 내지 않는다는 거죠. 시어머니가 제게 하시는 말씀을 잘 들어 드려요. 조금 시간이 지난 후 어머니의 기분이 가라앉고 저 또한 가볍게 얘기할 수 있을 때 대화를 다시 하죠. 그러면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더라구요”

그러나 결코 쉬운 방법은 아니다. 고부간의 사이가 며느리 혼자만의 노력만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씨의 시어머니인 정남순씨(78세·안나)는 “젊은 사람들이니까 우리랑 다르지”하는 이해심을 갖고 며느리를 바라본다.

본당 구역 반장 일을 맡은 김씨가 매일 뭐가 그리 바쁜지 점심도 못 차려 주는 때가 많지만 시어머니는 “그래도 젊을 때 돌아다니고 봉사활동도 해야지 늙으면 하고 싶어도 못 한다”면서 김씨를 격려한다.

“어떤 사람들은 제게 버릇없는 며느리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시어머니 모시기란 그날이 그날이어야지 잘하는 날 있고 못하는 날이 있으면 안 되거든요. 일상생활처럼 평범하면서도 솔직하게 시어머니와 만나야지요.”

특히 김씨는 할머니들이 집에 계시니 두 아들의 교육에 있어서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덧붙인다. 아이들 예의가 바르고 또 김씨가 아무리 심한 꾸중을 하더라도 곁에서 감싸주는 할머니가 있어 안심이 되기도 한다. “요즘 시어머니 안 모시려는 며느리들이 많다죠? 내가 안 모시더라도 누군가는 모실 거 아니에요. 신자인 우리들은 남을 위해 봉사한다고 하면서 누군가 나 대신 하는 일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을 탓하기 보다는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모든 게 쉬워질 텐데….”

김씨는 5월16일 교중미사 때 서울 화곡본동본당(주임 김택구 신부)에서 마련한 사랑상, 효행상 등 시상식에서 ‘효부상’을 수상했다.

노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