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당뇨합병증으로 왼발 절단 괴사성 근막염 앓는 김성기씨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8-08-07 수정일 2018-08-07 발행일 2018-08-12 제 3107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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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의 역할 다시 할 수 있을까요?”
10여 년 전 다쳐 오른발 일부 잃어
당뇨합병증 심해 왼발 전체 괴사
병원비만 5000만 원… 앞날 막막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원목 문병찬 신부(왼쪽)가 김성기씨와 함께 기도한 뒤 안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 119에 실려 응급실에 들어왔을 땐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왼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썩어 있었다. 응급 수술과 치료를 받고 겨우 위기를 넘겼지만, 중환자실에서 눈을 떴을 땐 한 달여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급성 괴사성 근막염이라고 했다. 그저 ‘혈당 관리만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고 쉼 없이 고된 노동을 해온 결과였다.

김성기(50)씨는 쓰러지기 전까진 건설현장에서 철근공으로 일했다. 그의 꿈은 한우갈비를 가장 맛있게 선보이는 요리사였지만, 경제적 곤궁과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에 일용직이라도 붙들어야 했다.

당뇨는 20여 년째 앓아왔다. 이름 모를 불치병은 아니었지만 자칫 합병증이 심해지면 생명까지 위협받는 무서운 병이다. 김씨는 상처가 잘 낫지 않는 합병증과 당뇨발까지 겪는 터라 평소 작은 상처라도 나지 않도록 조심해왔다. 하지만 거친 일을 반복해야 하는 공사판에서 자신의 몸만 돌보긴 불가능했다. 게다가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일하는 일상까지 반복되면서 그의 몸은 너무나 지쳐갔다.

그는 이미 10여 년 전 건설현장에서 다친 오른쪽 발가락이 낫지 않아 엄지와 검지, 발바닥 앞부분 등을 잘라내야 했다. 장애를 가진 채 건설현장 일용직으로도 일할 수 없을까봐 절망했지만, 이를 꽉 물고 절뚝거리면서도 재기를 했다. 그런데 더욱 심각해진 합병증으로 이젠 왼발 전체를 절단해야 했다. 왼쪽 허벅지와 정강이엔 발목을 지지하는 철심을 박고 상처를 덮기 위해 오른쪽 다리 피부를 이식했다. 의료진은 다행히 재생이 잘 되고 있으니, 곧 남은 수술을 하자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눈물만 뚝뚝 흘릴 뿐이었다.

발을 잘라낸 고통보다, 매순간 밀려드는 발목 통증보다, 벌써 5000만원을 훌쩍 넘어선 치료비 걱정에 마음이 더 무너졌기 때문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수술과 입원으로 병원비는 이미 김씨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쌓여 있다. 응급수술비는 지인에게 빌려 간신히 막았지만 이후 이어진 수술과 치료로 병원비 걱정이 그야말로 태산이다. 두 다리를 다 쓸 수 없는 상황이라 공동간병이라도 받아야 하지만, 비용을 댈 수 없어 일반병실에서 홀로 버티고 있다.

고3인 아들도 대입 시험공부보다 아르바이트에 지쳐가고 있어 안쓰럽기만 하다. 김씨가 사용하던 30만 원짜리 월세방은 기간도 만료되고 보증금도 다 소진해, 수술 후 퇴원을 한다 해도 어디서 생활할지 막막하다.

가톨릭신자는 아니지만 김씨는 매일밤 기도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하느님께 매달리는 것뿐이다. 현재로선 언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남은 수술을 마치고 무사히 퇴원한다면 어떻게든 다시 일자리를 구해 가장의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 김씨의 유일한 바람이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8월 8일(수)~8월 28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