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다른 이들을 위해 살아가는 삶 / 권세희 기자

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8-07-24 수정일 2018-07-24 발행일 2018-07-29 제 310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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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돌아가는 삶, 나 하나만 챙기기도 어려운 요즘이다. 나에게 부여된 일에 치여 살며 나와 관계를 맺은 사람을 챙겨야 하는 일상 속에서 ‘다른’ 사람을 생각할 여력은 충분치 않다. 그러나 여름 기획 ‘뜨거운 형제자매들’을 준비하며 만난 이들은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삶을 묵묵히 걷고 있었다.

7월 18일 서울 동자동 서울대교구 단중독사목위원회 소속 가톨릭사랑평화의집에서 만난 봉사자는 일주일 중 2일을 봉사를 위한 시간으로 빼놓고 생활한다. 온전히 나를 위해 보내도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삶을 살면서도 다른 이들을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이다. 그는 “많은 분들이 봉사를 하는데 이렇게 드러내는 것이 민망하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여전히 본인은 부족한 사람이라고도 덧붙였다.

7월 19일 서울 용산소방서에서 만난 소방관 역시 그간 구조 활동 중 생명을 이어가지 못한 이들을 기억하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해온 그는 “다른 사람들이 다시 그들의 삶을 정상적으로 살아갈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흔히 스치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다. 과연 나는 그들을 위해 내 일부를 내놓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쉽게 답하기 어렵다. 그러나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이라면 어렵더라도 우리를 사랑하셨던 예수님을 따라 걸어야 한다.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야고 1,22)라는 성경 말씀처럼 말이다. 내 삶 속에서 직접 실천해 보는 것, 다른 이들을 따스한 눈빛으로 마주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권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