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의 나눔 / 최유주 기자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8-07-17 수정일 2018-07-17 발행일 2018-07-22 제 3104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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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3일 살레시오 미래교육원에서 운영 중인 학교 밖 배움터 ‘사랑愛 바라지’의 수업 현장을 다녀왔다. 이곳에서 목공 수업을 받는 청소년들이 직접 가구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어떤 사연인지 알기 위해 찾아간 것이다.

4월부터 만들기 시작한 책꽂이는 전문가가 만든 것 못지않게 형태가 잡혀 있었다. 공간에 딱 맞는 책꽂이를 제작하기 위해 전문 디자인 프로그램을 배우고 또 현장에 가서 치수도 재는 공을 들여야 했다. 그렇게 디자인한 가구는 나무를 직접 자르고 다듬고 칠하는 과정을 거쳐 제대로 된 제품으로 완성할 수 있다.

“이곳에 서랍을 만들까?”, “색상은 어떤 것이 좋지”, “몇 단짜리 서랍이 좋을까?” 목공 지도를 맡은 조희준 수사와 함께 책꽂이의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에서 강한 책임감이 느껴졌다.

소위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방황하는 청소년의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여기에서 만난 청소년들을 보면 이는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청소년들은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다른 사람들을 돕는 데에서 큰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조희준 수사는 “단순히 가구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만드니 더욱 동기부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도 학교 안 청소년들과 다르지 않다. 다만 성장하는 과정이 다를 뿐이다. 이곳 청소년들은 나눔을 실천하는 특별한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나가고 있다.

최유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