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한국 첫 방문한 교황청 외무장관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8-07-10 수정일 2018-07-12 발행일 2018-07-15 제 3103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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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위해 모든 신자들이 ‘평화의 사도’ 돼야”
정부·주교회의 초청으로 교황청 외무장관 첫 방한
“남북한 큰 차이 놀라워”

교황청 외무장관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모든 신자들이 평화의 사도가 되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나서야 합니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례 받은 모든 신자들은 평화의 사도로서 성경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좋은 군인, 시민, 사제가 돼 평화를 전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지요.”

7월 4일 인천공항을 통해 방한한 교황청 외무장관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모든 신자들이 평화의 사도가 돼 줄 것을 당부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계속해서 한반도 평화를 언급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우실 것”이라면서 “우리 모두가 모든 기회를 살려 평화를 전하는 사도가 되자”고 말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대한민국 정부와 주교회의 초청으로 7월 4~9일 방한했다. 교황청 외무장관이 방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갤러거 대주교 개인적으로도 첫 방한이었다.

하지만 갤러거 대주교는 과거 교황청 외무부 한국담당 외교관으로서 1997년과 1998년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한국은 현대적이고 상당히 발전된 나라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내가 생각한 그대로였다”면서도 “다만 놀라운 것은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여러 면에서 같은 남북한이 많이 달라진 것을 확인하고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불과 60~70년 만에 두 나라가 많이 달라져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갤러거 대주교는 예멘 난민 유입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사회에 자비심과 관대함으로 이들을 바라봐달라고 당부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난민과 이민 문제는 현실적인 문제이며, 전 지구적인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현재 6500만 명의 난민과 이민자들이 인간의 존엄을 찾아 고향을 떠나 있다”고 지적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난민들이 우리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의심은 우리의 정체성이 그만큼 나약하다는 증거”라면서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도전이 필요하고, 올바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도자들이 용기를 갖고 이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정치인들이 현실적으로 적합한 정책을 만들고 국민들이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현재 진행 중인 교황청과 중국과의 대화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중국과는 이미 30여 년 전부터 접촉해 왔다”면서 “중국 내 가톨릭 신자들을 보호하고, 갈라진 중국 내 가톨릭 신자들의 화해를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중국의 주교 임명과 관련해 중국과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갤러거 대주교는 1954년 영국에서 태어나 1977년 리버풀대교구 소속으로 사제품을 받았다. 1984년 교황청 외교관학교를 졸업하고, 2004년 부룬디 교황대사 겸 호델름 명의 대주교로 임명돼 주교품을 받았다. 과테말라 교황대사(2009~2012년), 호주 교황대사(2012~2014년)를 거쳐 2014년부터 교황청 외무장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