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복유일(헬레나)씨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07-03 수정일 2018-07-03 발행일 2018-07-08 제 310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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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신학은 인격적 사랑 배우는 학문 공부할수록 사람들과 관계 좋아져”
교구 생명학교 수료 후 봉사하며 몸 신학 독서모임으로 배움 이어가

복유일씨는 “몸 신학은 사랑하는 사람을 ‘이용’하지 않기 위한 공부”라고 말한다.

“성경을 공부하면서 신앙의 기초를 닦았다면, 몸 신학을 공부하면서 그 위에 집을 짓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복유일(헬레나·43·제1대리구 흥덕본당)씨는 “하느님의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하면서 디딤돌을 쌓으면 조금이라도 더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자녀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2015년 교구 생명학교 2기를 수료한 복씨는 이후에도 몸 신학 독서모임과 생명학교 봉사자로 활동하면서 꾸준히 몸 신학을 배워나가고 있다.

청년시절 친구를 따라 간 성당에서 세상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자신은 옳다고 여겼던 것들을 함께 옳다고 말하는 교회의 모습에 위로와 감명을 받아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복음 말씀을 바탕으로 선(善)을 이야기하는 교회가 좋았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2남1녀를 낳아 기르면서 점점 성당에서 멀어졌다. 그나마 지키던 주일미사 참례도 아이들에게 눈치를 주는 시선에 지쳐 냉담의 길로 빠졌다. 그런 복씨를 다시 신앙의 길로 끌어준 것이 성경공부였다.

“매주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 생활을 그룹원들과 함께 나누고, 또 함께 울고 웃으면서 그 안에서 하느님을 느꼈어요.”

‘성서100주간’을 통해 성경을 공부하면서 쌓은 신앙은 복씨의 믿음 생활에 튼튼한 머릿돌이 됐다. 복씨는 그 덕분에 경제적·육체적인 어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와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던 순간에 오히려 하느님을 체험하고 더 깊이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도 아니고, 무관심도 아니고 ‘이용’인 것 같아요. 물론 이 말이 몸 신학의 전부를 보여줄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제게 있어서 몸 신학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용’하지 않기 위한 공부에요.”

몸 신학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가르침으로 우리의 ‘몸’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그 ‘몸’으로 살아가는 인간 삶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에 관한 신학이다. 몸 신학은 주로 인격, 몸과 성(性), 혼인, 부부관계, 독신의 의미 등에 관해 말하지만, 복씨는 몸 신학은 신앙의 실천, 특히 인간관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복씨는 “몸 신학을 공부하면서 남편을 비롯해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아졌다”면서 그를 통해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그 비결은 생각보다 어려운 길이 아니다. 복씨는 “나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와 너를 함께 바라보는 힘을 기르면 된다”고 말했다. 바로 복씨가 몸 신학을 공부하면서 배운 것이다. 요즘은 자녀들과 대화하면서 몸 신학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려 노력하고 있다.

“몸 신학은 처음에는 어렵게 들릴지 모르지만 공부하다보면 울림이 큰 것 같아요. 저는 관계에 관해 더 많이 느꼈지만, 다른 분들은 또 다른 좋은 것들을 배우고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몸 신학을 통해 삶과 신앙에서 기쁨을 찾으셨으면 해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