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터키·그리스 성지 순례를 마치고

정영희(아멜리아·수원교구 율전동본당)
입력일 2018-06-26 수정일 2018-06-27 발행일 2018-07-01 제 3101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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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사도의 열정과 용기를 닮고 싶어라

오매불망. 아~ 3년을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출발이다.

바오로 사도 발자취를 따라서 오래전부터 바오로 사도의 발자취와 흔적을 온몸과 맘으로 느껴보고 싶었다. 관련된 책들을 보고 사도행전을 읽고, 바오로 서간들을 틈틈이 읽으면서 난 더 짝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기도의 응답은 3년 후, 지금에 이뤄졌다.

설렘과 부푼 기대감으로 12시간 비행도 지루하지 않았다.

카파도키아, 괴레메, 피시디아 안티오키아, 라오디케아, 사르디스, 트로이, 필리피, 테살로니카…. 역사는 살아있었고 성경 내용이 막연한 추측이 아니었음을 또다시 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전율이 흐른다. 여러 유물을 보며 그 시대를 다시 상상한다. 바오로 사도의 흔적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고 느낄 수 있었다.

11박12일 동안 바오로 사도의 흔적을 찾아서 내 반쪽 베네딕토와 함께 떠난 순례길에서 만난 바오로 사도는 많은 시간들을 걷고 또 걷고 복음을 전하면서 감옥에도 갇히고 맞기도 하고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고 온갖 박해와 모욕을 당하면서도 주님을 증거했던 용기와 열정의 사도였다. 가슴이 뭉클하다. 전도여행을 3차례나 하면서 열심히 선교했고, 오로지 주님만을 바라고 또 바랐던 그 마음을 나도 가져보고 싶다. 바오로 사도의 열정이 그립다. 용기와 겸손과 지혜를 본받고 싶다. 순례는 내게 많은 것을 얻고, 느끼고, 배우고, 알게 해주었다.

습관적인 것들을 조금씩 고쳐 나가고, 정성을 다하는 마음가짐으로 신앙생활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신앙을 갖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피로 내가 얼마나 편하게 살고 있는지 행복하고 기뻤다. 어떤 말도 어떤 표현도 사용할 수 없는 뜻깊은 나날이었다. 매일미사와 복음 말씀이 내게로 가까이 와서 박히면서 눈앞에서 선명하게 보인다. 정말로 의미 있는 시간, 신앙생활 속의 아쉬움을 해소하게 만들어주고 뿌듯함을 주고 신약성경 안에 있는 지명들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었다.

주님 감사합니다.

좋은 계절에 보내주시고, 건강함을 주시어 밝고 행복하게 성지순례 잘 마무리했습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주님에게 올인은 못하더라도 올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제도 사랑했고 오늘도 사랑하고 내일도 사랑하면서 ‘주님 보시니 참 좋았다’하게 살아가겠습니다.

“너희가 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선택하였다.”

정영희(아멜리아·수원교구 율전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