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다시 한번 평신도 역할 생각해 본다

입력일 2018-06-11 수정일 2018-06-12 발행일 2018-06-17 제 3099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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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9일부터 시작된 ‘평신도 특별 희년’의 절반 이상이 훌쩍 지났다. 이 뜻깊은 희년을 보내면서 희년의 참된 의미와 그 정신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더 투철하게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평신도 희년의 가장 큰 의미로 한국교회 모든 신자들이 ‘평신도 사도직’을 더 깊이 이해하고 교회와 사회, 세상 안에서 그 소명을 올바르게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그런 취지에서 볼 때, 최근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와 서울대교구 새천년복음화연구소가 공동 주관한 ‘평신도 희년의 의미와 복음화의 미래’ 학술회의는 매우 적절한 논의의 장이었다.

이 학술회의에서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제시한 ‘공동합의성’에 바탕을 두고, 평신도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교회 운영과 사회 참여의 몫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평신도 사도직 활동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교회 당국이 구조적이고 제도적으로 평신도 활동을 억압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발표자들은 평신도의 역할이 단순히 ‘자문’과 ‘보조’에만 머물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신도 희년을 보내면서 그동안 성직자들의 권유와 당부 등에 밀려 사도직 활동을 해온 건 아닌지, 자신의 사도직 활동을 의존적이고 수동적으로 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개인주의적 신앙생활에 그쳐 사회와 세상에 대한 무관심으로 일관하진 않았는지 철저히 고민해야 할 때다. 평신도 희년은 평신도 스스로 각자의 정체성과 사도직 활동 등에 대해 보다 깊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