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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교구 ‘공군 천주교 성모회 전국 수련회’ 열던 날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8-06-04 수정일 2018-06-05 발행일 2018-06-10 제 3098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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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활동 책임지는 ‘일당백’ 성모회원들 한자리에
공군 전 본당 성모회 함께 모여 신앙 다지고 친교 나누는 자리
연풍성지서 순교자 신앙 배워 
언젠가 같은 본당서 만난다는 특유의 일체감과 단결력 돋보여

‘공군 천주교 성모회 전국 수련회’에 참석한 공군 각 본당 성모회 회원들이 5월 24일 충북 괴산 연풍성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민국 공군’이라고 적힌 버스들이 5월 24일 오전 10시 즈음 충북 괴산 연풍순교성지 주차장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평소 전국에서 성지순례를 온 본당 승합차나 관광버스가 주차되던 장소에 공군 버스들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이채로웠다.

올해 ‘공군 천주교 성모회 전국 수련회’(이하 공군 성모회 수련회)에 참석한 공군 19개 전 본당 성모회 회원들과 공군 전 사제단, 군종병 등 160여 명은 연풍성지에서 오랜만에 친가족을 만난 듯 서로의 손을 맞잡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공군 성모회 수련회는 육군과 해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공군만의 오랜 전통이다. 매년 봄 공군 전 본당 성모회가 한자리에 모여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고 신앙을 돈독히 하는 자리다.

연풍성지에서 야외 십자가의 길을 바치고 있는 군종교구 삼위일체본당 성모회 회원들.

장교들의 경우 1~2년마다 부대를 옮기다 보니 성모회 회원들도 남편 임지를 따라 부대와 본당을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군 본당별 성모회 조직이 연합해 ‘공군 천주교 성모회’(총회장 박진하)를 이루고 있는 것은 공군 성모회는 소속 부대와 본당이 달라도 한 가족이고 언젠가는 서로 같은 본당에서 만난다는 공군 특유의 일체감과 단결력에 기인한다.

공군 성모회 회원들은 이날 연풍성지에 도착해 경건하게 성지 야외 십자가의 길을 바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연풍성지 대성당에서 김정민 신부(연풍성지 담임) 주례, 박기훈 신부(군종교구 해성대본당 주임), 정현수 신부(군종교구 용성대본당 주임) 등 공군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했다.

김정민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연풍성지에 공군 신부님들과 성모회 회원들이 순례를 온 것은 처음으로 안다”며 “공군의 단결된 모습이 보기 좋고 성지 담임으로서 성모회 회원들이 신앙을 더 튼튼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사가 끝난 후에는 2017년 임관한 공군 사제단 박기훈·정현수·안성진 신부에 대한 환영식과 2014년 7월 임관 후 4년간 공군 사목을 마치고 전역을 앞둔 조대혁 신부(군종교구 화성대본당 주임) 환송식이 열렸다. 조 신부는 전역 인사말에서 “제가 매년 빠지지 않고 공군 성모회 수련회에 참석하면서 처음에는 아는 회원이 적었지만 전역할 때가 되니까 낯익은 얼굴들이 많아졌다”며 이별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공군 각 본당 성모회 회원들은 본당별로 주임신부와 함께 연풍성지를 둘러본 뒤 버스로 경북 문경새재로 이동해 최양업 신부 기도굴까지 도보성지순례를 하는 것으로 올해 공군 성모회 수련회를 마무리했다.

연풍성지를 둘러보며 김태현 신부(왼쪽)로부터 초기 한국교회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군종교구 광성대본당 성모회 회원들.

최혁 신부(군종교구 토성대본당 주임)는 공군 성모회 활동상에 대해 “군종교구 본당 특성상 직업군인 신자는 적고 병사는 많은 구조에서 성모회 회원들이 일당백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본당이 운영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성모회의 존재는 절대적이다”라고 밝혔다.

광성대본당 성모회 이홍료(미카엘라) 총무는 올해 수련회 참석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전국 모든 공군 본당 성모회 회원들과 매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올해는 연풍성지 역사를 배우고 순교자들의 깊은 신앙을 느낄 수 있어 더 뜻깊었다”고 답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