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글로벌 칼럼] (18) 프란치스코 교황의 추기경들 / 토마스 리스 신부

토마스 리스 신부 (예수회)rn※미국 예수회 사제인 토마스 리스 신부는 1974년 사제품을
입력일 2018-05-29 수정일 2018-06-27 발행일 2018-06-03 제 3097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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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과 미국의 주요 대교구장을 추기경으로 임명하던 관행을 깨고 있다. 교황이 이번에도 이러한 관행을 깨고 이라크와 파키스탄, 일본, 페루, 마다가스카르의 주교들을 추기경으로 선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계속해서 추기경단 구성을 새롭게 하고 있다. 오는 6월 29일 교황은 14명의 새 추기경을 서임할 예정이다. 이 중 11명은 80세 미만으로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추기경 서임으로 교황은 자신의 후임을 선출할 추기경단 거의 절반을 자신이 뽑은 사람으로 채우게 됐다. 교황이 80세 미만 추기경 11명을 추가함에 따라 교황 선출권을 가진 추기경은 모두 125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은 59명으로 전체 47%를 차지한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은 47명이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은 19명이다.

내년이면 10명의 교황 선출권을 가진 추기경이 80세가 넘어 콘클라베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가로 추기경을 선임할 수 있는 여력이 더 생기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과 미국의 주요 대교구장을 추기경으로 임명하던 관행을 깨고 있다. 교황이 이번에도 이러한 관행을 깨고 이라크와 파키스탄, 일본, 페루, 마다가스카르의 주교들을 추기경으로 선택했다. 여기에는 2009년 큰 지진으로 고통을 받았던 이탈리아 남부 소도시인 아킬라대교구장 주세페 페트로치 대주교도 포함됐다.

이번 서임에 미국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미국에는 교황 선출권이 있는 추기경 10명이 있다.

이번 추기경 서임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80세 미만 추기경 중 이탈리아 추기경의 비율을 18%로 낮췄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던 2013년 콘클라베 때 이탈리아 추기경 비율은 24%였다. 하지만 2005년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선출됐던 때보다는 여전히 1% 포인트 높은 수치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이탈리아 추기경들을 늘렸고, 이탈리아 추기경 수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당시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동유럽 출신 추기경들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 시기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비율이 줄고 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시절 13%까지 올랐던 동유럽 출신 추기경 비율은 7%로 떨어졌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탈리아 추기경 수를 줄이는 대신 동유럽 추기경 수를 늘렸다. 이탈리아를 제외한 서유럽 추기경 수는 18%로 수십 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추기경 수를 늘리고 있다. 현재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 추기경 비율은 각각 14%와 13%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을 때 양 대륙의 추기경 비율은 모두 9%였다.

놀랍게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는 달리 자신의 출신 지역인 남아메리카 추기경 수를 크게 늘리지 않고 있다. 6월 추기경 서임식이 끝나면 남아메리카 출신 추기경은 18%가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을 당시 남아메리카 출신 추기경의 비율은 20%였다. 남아메리카 출신 추기경이 가장 많았던 때는 2001년으로 모두 27명이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상당수의 교황청 추기경 수를 줄이고 있다. 2013년 콘클라베에서는 35%였던 교황청 추기경 비율은 현재 26%다. 교황청 추기경 수 감축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선출됐던 콘클라베에서는 교황청 추기경 비율이 24%에 지나지 않았다.

추기경단에서 이탈리아 추기경과 교황청 추기경 수를 줄이는 것은 혁명적인 일은 아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늘렸던 이들 추기경 수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당시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추기경 수를 늘리고 있지만, 이들 지역 추기경 수는 유럽 추기경 수에 비하면 여전히 적다. 유럽 추기경 비율은 42%에 이른다. 사실 유럽 추기경 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추기경 수를 합친 것과 비슷하다.

교회의 변화는 프란치스코 교황 아래에서도 여전히 매우 느리다.

토마스 리스 신부 (예수회)rn※미국 예수회 사제인 토마스 리스 신부는 1974년 사제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