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성서해설] 90. 예레미야서 2/김해자 수녀

김해자 수녀·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입력일 2018-05-25 수정일 2018-05-25 발행일 1985-12-01 제 148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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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마음을 다오”
국가적 종교를「인격적 종교」로 변혁
힘과 물질 우위에 대처…영성 중시
3, 시대적 구분으로 본 예언자의 생애 예레미야는 남 유다왕국의 역사상 운명적인 기간인 40년간 (기원전 627~587년경) 예언활동을 하면서 어느 예언자 보다도 자기 생애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따라서 구약의 인물 중 그 인간됨에 있어서 다윗왕을 제외하고 가장 상세히 그의 예언에서 접할 수 있게 된다 (19:26:34).

그를 들어『견고한 성 철기둥 청룡탑』(1, 18) 처럼 강하게 묘사하는가 하면 한편 자녀들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는 어머니처럼 다정다감한 성품을 가지고 자기 온 생애를 바치고 있다고 묘사한다. 이같이 온 생애를 불태운 그의 활동시기를 셋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시기 : 요시아왕 시대 (626~609년) (열왕기 하22, 1~23, 30)의 그의 생애는 30전의 젊은 혈기로 긴 설교를 내뿜고 있다. 이때 그는 자기를 앞서간 예언자들 (특히 호세아) 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요시아왕 의 종교개혁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리라고본다. 그는 종교개혁을 처음에는 크게 환영하였으나 마음의 회개가 없는 제도적 개혁이 얼마나 역겨운지를 뼈저린 체험을 하는 가운데 609년까지 침묵을 지킨다.

둘째시기 : 여호야킴왕 시대(609~597) (열왕기 하23, 35~24, 7) 는 그의 생애에서 겟세마니라고 불리는 시기다. 40줄에 접어든 예언자는 인생의 쓴맛 단맛을 체험하는 가운데 여호야킴王의 시정을 보고 통탄을 금치 못한다 국내적으로 압제자로 군림하고 외세에 몰려 무능의 표상처럼 에집트에 아부하는 꼴불견을 보다 못해 야훼의 전언을 선포하여 북녘으로부터 (바빌론) 의 위협을 경고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 그의 고백과 설교에 나타난 고뇌는 독자들의 가슴을 헤집고와 진리에 사로잡힌 사람의 생애에 경의를 표하게 한다.

세째시기 : 시드카야왕 시대 (597~586) (열왕기하24, 18이하) 는 그의 생애에서는 성숙기이기도하다. 이때는 친에집트파와 친바빌론파간의 암투가 나라의 맥을 끊게한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들의 우를 지탄하듯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펴지못함으로 끝내 예언자의 예언대로 예루살렘의 파멸과 2차에 걸쳐 유배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따라서 예언자의 설교는 야훼의 신앙의 승리로써 그 특징이 드러난다.

그의 말년에는 바빌론 강 기슭에 유배 가있던 사람들(시편 137)에게서 희망을 보았지만 바빌론으로의 망명을 끝내 거부하고 팔레스티나에 머물렀다. 이 때 바빌론에 반항한 동포에게 인질로 잡혀 에집트에서 소리없이그 생의 막을 내렸다고 전해진다. 그의 사상이 살아생전에는 빛을 보지 못하고 실패로 끝난것 같이 보이지만 사후에 그 명성은 민족의 얼속에 깊이 뿌리내리면서 그의 이름대로 야훼께서 들어높이시는「대스승」이 되었다.

4, 주요사상

선임예언자들의 전달한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 성성 그리고 남은자들에게 대한 사상과 메시아의 내림 등에 관해서는 그들과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마음의 종교에 기초를 둔 새로운 계약사상은 그로 하여금 유다이즘의 아버지가 되게한 특이점이라고 하겠다.

그는 이미 그때 오늘날 인간성을 질식케하는 힘과 물질의 우위성에 대해서 영성적 가치가 얼마나 더 중요한가를 간파하였고 영혼이 하느님과 맺는 인격적 관계를 명쾌히 밝혀 그리스도로 인한 새 계약을 준비하였다. 나아가 하느님의 심판에 있어서 조건부적인 성격과 함께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각시키는 가운데 하느님 통치의 절대성을 고취시킨다.

그는 인간 본성의 신비적인 면과 자기를 송두리째 내주어 타인을 위한 대속물로서의 사명을 자기 생애로 표현한다. 이사야 53장의 고통받는 야훼종의 모습을 그대로 살고가 그리스도의 형상을 앞질러 보여줌으로써 새차원의 영성신학을 낳았다.

이렇게 자기생애 자체를 하나의 불씨로 하여 그 사명을 다한 그의 생애는 후대 시편작가들과 지혜문학작가들을 배출한 요람이 된다. 나아가 유배 후 이스라엘의 가슴과 뼈를 헤집고 이 지상에 새구원을 갖다주신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그의 설교와 온 생애는 국가적이고 지역적인 구약의 종교를「위격적인 종교」로 변혁시켜 유다이즘과 그리스도교의 진로를 바꾸어 놓은 대역을 다했던 것이다. 예레미야가 소망한 하느님의 전언은『내 마음을 다오』이니 마음이 있는 곳에 몸도 있듯이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고백을 하는 나의 마음은 지금어디에 있을까.

지금 우리는 모두 콜롬비아 화산 참사현장을 매스컴을 통해 듣고、보고서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그런데 그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선뜻 결단한「꽃동네」의 사랑의 행위를 지상에서 접하는 순간 마음을 여미게했다. 이것이 예메미야가 호소한 진정한예물이지 않을까하고. (계속)

김해자 수녀·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