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홍보주일 기획] ‘가짜 뉴스’ 식별하기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8-05-08 수정일 2018-05-09 발행일 2018-05-13 제 3094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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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가린 거짓… 해독제는 ‘하느님 진리’
모바일 소식 보편화되면서 가짜 뉴스 빠르게 확산
왜곡 여론으로 대립 조장
정보 바로보는 힘 키워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했다.”

2016년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중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뉴스였다. 그런데 ‘가짜 뉴스’였다. 미국 뉴스 웹사이트 ‘버즈피드’(Buzzfeed)는 당시 이 뉴스를 사회관계망서비스(이하 SNS)에서 미국 대선과 관련해 가장 많은 참여 수를 기록한 ‘가짜 뉴스’로 꼽았다.

대체 가짜 뉴스는 왜 만들어질까?

대부분은 돈과 정치적 목적에 의해 생산된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가짜 뉴스의 확산은 정치적 의사 결정에 영향을 끼치며 경제적 이익 추구에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근거 없는 내용이 급속도로 퍼져, 이를 권위 있게 부인한다 하더라도 그 피해는 복구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온라인 기술 발전으로 디지털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우리 사회에도 가짜 뉴스가 넘쳐나고 있다. SNS와 모바일 메신저가 보편화되면서, ‘터치’ 몇 번으로 쉽게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해 홍보주일 담화 주제를 가짜 뉴스와 평화를 위한 언론으로 정한 것도 바로 이러한 사회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은 가짜 뉴스는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기승을 부린다고 꼬집었다. 권력에 대한 갈증, 쾌락, 소유물에 대한 열망 때문에 가짜 뉴스가 생산된다는 말이다. 실제로 내용이 자극적일수록 가짜 뉴스가 확산될 확률은 높아진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가짜 뉴스가 ‘거짓’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가짜 뉴스는 전통적인 매체나 온라인을 통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것이다. ‘진리’와 ‘정의’를 외쳐야 하는 대중 매체가 악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가짜 뉴스다.

실제 가짜 뉴스는 왜곡된 여론을 조장하고 편향된 생각을 강화시켜 대화와 토론보다 극한의 대립을 조장하기도 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가짜 뉴스가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에 관해 교황도 가짜 뉴스는 “타인을 불신하게 만들고 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며 악마로 여겨 분쟁을 조장한다”고 경고한다.

바이러스처럼 빨리 퍼지는 가짜 뉴스를 해독할 방법은 없을까.

교황은 가장 근본적인 해독제는 ‘진리’라고 말한다. 아울러 선을 알아보고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도록 우리의 깊은 내적 갈망과 성향을 식별하고 평가하고 숙고하는 법을 가르치는 ‘진리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기서 진리는 넘어지지 않게 기댈 수 있는 하느님을 의미한다. 또한 교황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은 양성하는 일이고 또 사람들의 삶에 관여한다는 뜻”이라면서 이를 위해 “출처의 정확성 보장과 커뮤니케이션의 보호는 선을 증진하고 신뢰를 쌓으며 평화의 친교로 나아가는 길을 여는 참되고 올바른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대중들이 적절히 읽고 이해할 줄 아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정보 분별력)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를 통해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퍼가면서 확대 재생산하는 가짜 뉴스의 속성을 차단할 수 있다.

미디어 생태 및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인 김용은 수녀(살레시오교육영성센터장)는 ‘정보 분별력’은 인문학적 감수성에서 나온다고 조언한다. 김 수녀는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독서를 많이 하면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면서 “재미보다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기본적인 삶의 자세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