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프란치스코 교황, 연합군의 시리아 공습에 "깊은 우려”

입력일 2018-04-17 수정일 2018-04-17 발행일 2018-04-22 제 3091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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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위한 기도에 동참해 정의와 평화가 승리하길”
시리아교회 총대주교들도 공동성명 내고 공습 비난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서방 연합군이 시리아를 공습한 다음 날인 4월 14일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앞에서 시위대가 ‘시리아 전쟁 반대’가 쓰인 팻말을 들고 집회를 열고 있다. 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과 영국, 프랑스 연합군이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을 공습하자 이에 유감을 표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15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부활 삼종기도를 주례한 뒤, “국제사회가 협상이라는 해결할 수 있는 도구가 있음에도, 시리아를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의 평화를 위한 공동 대응에 합의하는 것이 어려운 현재의 세계 상황에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은 “평화를 갈망하는 나의 끊임없는 기도에 선의의 많은 이들을 초대하며, 특히 정치 지도자들이 동참해 정의와 평화가 승리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 등 서방 연합군이 4월 13일 시리아의 화학무기 관련 시설을 타격하는 미사일 공습을 한 뒤에 나왔다. 연합군은 이날 다마스쿠스의 군 과학연구센터와 홈즈 소재 군부대를 공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습은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화학무기 시설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앞선 4월 8일 교황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해 “살상 무기를 쓴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한 뒤, “시리아에서 자행되고 있는 비인간적인 폭력을 즉각 멈춰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시리아의 그리스도인도 연합군의 공습을 비난했다. 그리스정교회의 안티오키아 총대주교 요한 10세, 시리아정교회의 안티오키아 총대주교 이냐시오 아프렘 2세, 그리스 멜키트 가톨릭교회의 총대주교 유세프 압시는 4월 13일 공동성명을 내고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빌미로 자행된 연합군의 공습은 잔인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시리아교회의 총대주교들은 “주권국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기 때문에 이번의 잔인한 공습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연합군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 없이 공습을 감행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총대주교들은 “우리는 공습에 가담한 나라의 교회가 복음의 가르침에 따라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해 이번 공습을 비난하고, 각국 정부에 국제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