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사순 시기, 무엇을 먹고 마실까] (5.끝) 치즈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8-03-20 수정일 2018-03-20 발행일 2018-03-25 제 3087호 1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구약성경에도 나온 오래된 음식
중세 수도원서 제조기술 발전
수도자들 단백질 공급원 역할

‘이 치즈 열 덩이는 그곳 천인대장에게 갖다 드리고, 형들이 잘 있는지 살펴보고 그들에게서 잘 있다는 표를 받아 오너라.’(1사무엘 17,18)

치즈는 구약 성경에도 등장할 정도로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음식들이 그러하듯 치즈에도 교회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치즈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추측되지만, 치즈 제조 기술을 발전시킨 곳은 바로 중세 수도원이었다. 특히 당시 금육을 지키던 수사들에게 치즈는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됐다. 치즈 속에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는 덕분이었다.

일상의 모든 행위가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라고 여겼던 수사들은 치즈를 만드는데 있어서도 공을 들였다. 이러한 이유로 수도원에서 만들어진 치즈는 품질이 매우 좋았고, 수도원 밖에서도 최고의 치즈로 인정받았다.

우리나라에 보급된 치즈도 교회와 연관돼 있다. 6·25전쟁 후 폐허가 된 한국에 온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전주교구 원로사목자)는 1967년, 첫 선교활동지였던 전라북도 임실군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즈를 생산해냈다. 가난한 농민이 삶의 터전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자 본국인 벨기에에서 배운 치즈 생산 기술을 농민들에게 가르치고 직접 산양과 염소 등을 키워 이룬 성과였다. 지 신부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지금도 ‘임실’이라고 하면 치즈가 생각날 정도로 지정환 신부의 임실치즈는 사랑을 받고 있다.

예전엔 치즈가 고급 음식에 속했지만 국내에도 널리 보급됨에 따라 누구든 쉽게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됐다.

치즈는 특유의 맛 때문에 치즈 하나만 먹기보단 주로 다른 음식에 곁들여 먹는다. 베이글이나 식빵 등에 얹거나 발라 먹으면 든든한 한 끼가 된다. 손으로 죽죽 찢어 먹는 스트링 치즈 혹은 리코타 치즈를 샐러드에 넣는 것도 쉽게 치즈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