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성당 수리하려 든 망치… 20년 목수의 길 걸었죠”
하청성당 로비에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의자가 있다. 남 신부가 고령의 신자들을 위해 온열 기능을 넣어 의자를 만든 것이다. 남 신부는 이런 아이디어는 ‘기도 중 분심’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는데 기도 중 분심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공사에 관한 생각들이죠. 분심이라고 표현했지만 성모님께서 주시는 아이디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방법이 떠오르곤 하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기도해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공사를 안 하죠. 제 나름의 식별입니다. 제 욕심으로 공사를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남 신부는 ‘누구든지 머무르다 가고 싶은 성당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20여 년 전 망치를 들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남 신부는 목수 이전에 사목자로서 자신의 길을 그저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전했다. “어떤 사제가 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목수 신부’가 되겠다고 생각한 적은 결코 없었죠.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앞으로도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길을 따라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하고 싶습니다.”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