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충무대본당 모범 신자 김조운 병장

이소영 수습기자
입력일 2018-02-06 수정일 2018-02-07 발행일 2018-02-11 제 3082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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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받은 따뜻한 사랑으로
 힘든 군생활도 거뜬히 이겨내죠”

“충무대본당은 제게 ‘온식처(溫息處)’ 같은 곳입니다. 무미건조하기만 할 수 있는 군생활에서 가족과 같은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거든요.”

1월 31일 오후 경북 오천읍 충무대성당에서 만난 김조운(시몬·22) 병장(해병대 제1사단 전차부대). 그에게 성당은 가족과 같은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일까. 이날 오후 그는 자유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성당을 찾았다. 이날 미사에 함께한 70여 명 중 그는 누구보다 간절한 모습이었다. 미사 시간 내내 양손을 맞잡고 기도하던 그는 미사 후에도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10살 때 세례를 받은 그는 ‘따뜻함’ 때문에 꾸준히 신앙생활을 해왔다. 기숙사 생활로 외출이 어려웠던 고교 시절 3년을 빼곤 한 번도 성당에서 멀어져 본 적이 없다. 자신을 보듬어준 따뜻함이 군생활 중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그는 가끔 가슴이 벅차다.

“입대 전 본당들에서도 그랬지만 군생활을 하면서 더 많이 느껴요. 충무대본당은 부대 내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라는 표현만으론 부족해요.”

‘시몬, 왔어?’라며 따뜻하게 자신의 세례명을 불러주는 군종신부와 수녀, 장병들을 위해 미사 해설과 반주 등 봉사를 자처하는 군인 가족들….

“가족 같은 분들의 응원 덕에 군생활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신앙생활은 힘들 때 더욱 위로가 됐다.

“군생활을 하면서 후임 등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 되려고 한 일이 당사자들에겐 오히려 부담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럴 땐 저도 모르게 회의감이 들었죠. 주님에 맞갖게 살려고 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거죠.”

그런 그에게 고해성사는 큰 힘이 됐다.

“고해성사를 보면서 신부님께서 제 마음을 헤아려주실 때,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는 신앙생활에서 얻은 따뜻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항상 주님과 함께하려 노력한다.

“미사는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매 순간 주님께 감사드리는 게 쉽진 않더라고요. 어려울 때만 주님을 찾고 상황이 나아지면 감사함을 잊고요.”

그에게 군생활은 매 순간 주님께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는 수련의 장이 되고 있다.

오는 4월 17일 전역하는 그는 “충무대본당에서 받은 온기를 누군가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병대 선봉 부대 출신이자 천주교 신자로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찾아뵙고 봉사하는 등 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들을 해나가고 싶어요.”

이소영 수습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