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구 비산본당, 성 이윤일 순교기념극 ‘핏방울 여울져 이땅에’ 공연

박원희 기자
입력일 2018-02-06 수정일 2018-02-06 발행일 2018-02-11 제 3082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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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만 따른 삶 보며 순교신심 되새기다

2월 3일 대구 비산본당에서 열린 성 이윤일 요한 순교기념극 ‘핏방울 여울져 이땅에’ 공연.

“추운 겨울밤이었지만, 이윤일 요한 성인의 열정 가득한 신앙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밤이었습니다.”

대구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2월 3일 저녁, 대구 비산본당(주임 김명현 신부)에서는 이윤일 요한 성인의 순교기를 다룬 ‘핏방울 여울져 이땅에’ 노래극 공연이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1995년 대구 관덕정연극단이 초연한 ‘여명의 순교성인’ 공연 이후 23년 만에 이윤일 성인을 다룬 공연이 제작돼 의미를 더했다.

이날 오후 7시 성당에서 시작된 공연은 모진 박해에도 굳건한 신앙을 드러냈던 이윤일 성인의 모습에, 신자들에게 익숙한 성가 ‘내 발을 씻기신 예수’, ‘사명’, ‘주 예수 따르기로’ 등이 더해져 무대에 펼쳐졌다. 40여 분간 진행된 공연 내내 실황으로 연주된 피아노와 해금 선율은 성인을 알지 못하는 비신자들에게도 감동을 선사했다.

“전심전력으로 기도해주십시오. 훗날 우리 핏방울들이 여울져 이 땅에 신앙의 열매를 맺는 큰 나무가 될 것임을 기도해주십시오.”

이윤일 성인 역을 맡은 대구시립극단 김동찬(베드로·대구 대명본당)씨의 주옥같은 대사에 관객 350여 명은 두 손을 모으고 성인을 따라 하느님만 바라보며 살아가길 기도했다.

이날 성당을 찾은 신자들은 공연 전후로 삼삼오오 강당에 모여 지역주민들과 찻잔을 나누고, 간식을 먹으며 그간의 안부를 묻고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김명현 신부는 “오늘 공연된 이 이야기는 151년 전 이윤일 성인이 직접 겪은 실화”라며 “많은 신자들이 성인에 대해 알고, 그 분의 삶을 본받아 공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핏방울 여울져 이땅에’ 노래극은 대구시립극단 천정락(요한 사도·대구대교구 하양본당) 수석단원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출연진도 신자를 중심으로 구성, 순교자들의 삶을 현양하는 공연을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박동순(에스텔·대구 태전본당)씨는 “교우촌 회장으로 열심히 선교하며 주님만을 따랐던 성인의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성인을 따라 기도하며 살아가리라’는 다짐을 되새길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