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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목의 숨은 공로자 ‘군종지원부사관’ 아시나요?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8-01-30 수정일 2018-01-31 발행일 2018-02-04 제 3081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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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활동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 손 거쳐가죠”
천주교 부사관은 7명 뿐이지만 위문방문부터 교육에 이르기까지
군종장교 사목활동 전방위 지원
천주교 군종부사관 종교영성수련회, 신앙 안에 친교 나누며 활동 격려
천주교 신자 참여 확대 방안 논의

현광섭 신부(왼쪽에서 세 번째)와 천주교 신자 군종부사관들이 1월 25일 경기도 이천 지산리조트에서 열린 ‘종교영성수련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군종지원부사관’(이하 군종부사관) 좀 생소한 명칭이다. 천주교와 불교, 개신교 등 각 종단 군종장교들이 사목활동을 하는 데 소소한 부분까지 지원에 나서는 이들이 군종부사관이다.

장병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교육, 군종장교들의 전방소초와 격오지 위문 방문에 위문품을 챙기고 현수막과 빔프로젝터를 설치하는 일까지 군사목에 관한 한 군종부사관의 손과 발이 안 닿는 곳이 없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군사목을 돕는 ‘숨은 공로자’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천주교 신앙을 가진 육군 군종부사관들이 1월 24~26일 경기도 이천 지산리조트에 모였다. 군종교구 사제단 유일한 대령인 현광섭 신부(무열대본당 주임)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군종부사관들을 불러모았다. ‘종교영성수련회’라는 이름으로 모처럼 한자리에 둘러앉은 천주교 신자 군종부사관들은 올겨울 들어 최강의 한파가 몰아닥친 날씨에도 기도를 함께 바치고 이야기꽃도 피우며 선후배 간에 훈훈한 정을 나눴다.

이번 종교영성수련회는 지난해 8월 부임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 군인인성 바로세우기를 군종장교들에게 요청하면서 불교는 템플스테이, 천주교는 피정 형식의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천주교 신자 군종부사관들에게 이번 종교영성수련회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육군 전체 군종부사관은 현재 52명이지만 이 가운데 천주교 신자는 7명밖에 되지 않는다. 계급은 상사(진) 1명, 중사 4명, 하사 2명으로 대부분이 20대다.

군종부사관 중 개신교 신자 비율이 70%나 되다 보니 천주교 신자 군종부사관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최근에는 신임 군종부사관에 지원하는 천주교 신자도 드문 형편이다. 이번 종교영성수련회에서 머리를 맞댄 군종부사관들은 “군종부사관 활동을 널리 알려 천주교 신자 젊은이들이 군종부사관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많이 하도록 노력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이해님(선지 베드로) 중사(육군 제6군단)는 “2009년에 군종교구 차원에서 교구 주보에 군종부사관 홍보를 해주셔서 지원자가 늘었던 적이 있었다”며 “군종교구나 군종신부님들이 군종부사관 활동을 신자들에게 알려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군종부사관 근무를 하면서 천주교는 물론 타 종단 행사와 기도모임을 모두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타 종교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군종부사관만이 누릴 수 있는 보람도 있다. 2016년 임관한 양소우(에밀리아나) 하사(육군 제3보병사단)는 간식을 들고 최전방 GP에 위문을 갔다가 돌아올 때면 중대장, 대대장 등 지휘관들과 소초원들이 배웅을 하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곤 한다. 지난해 9월 임관해 천주교 신자 군종부사관 막내인 고정수(안드레아) 하사(육군 제22보병사단)도 “남들과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군종부사관이 됐는데 잠깐의 실수로 영창에서 징계를 받고 있는 수용자들을 찾아가 도움을 줄 때 군종부사관이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