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갓등이 피정의 집, 중고등부 전례와 찬양피정 ‘메모리’(Memory)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01-09 수정일 2018-01-09 발행일 2018-01-14 제 307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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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는 주님과의 ‘팬미팅’… 함께 즐기고 참여해요”
청소년 눈높이 맞춰 피정 기획
채팅방·후기 등 SNS 활용 ‘눈길’
전례 의미 알려 적극 참여 이끌어

1월 6일 갓등이 피정의 집에서 진행된 ‘중고등부 전례와 찬양피정’ 참가 청소년들이 파견 미사에 참례하고 있다.

“예수님의 ‘팬미팅’인 미사에서 예수님과 함께 성가를 부르고 싶어요!”

1월 5일 갓등이 피정의 집. 청소년들이 기획안을 발표했다. 그 기획안은 다름 아닌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의 팬미팅’ 기획안이다. ‘팬’ 입장에서 ‘슈퍼스타’인 예수님을 만나는 자리에 대해 직접 고민하고 기획해보는 시간이었다. ‘예수님 이상형 월드컵’, ‘예수님 애장품 나누기’, ‘예수님 2000년 동안 뭐하고 지내셨는지 인터뷰’, ‘예수 1집 쇼케이스’, ‘사인회’ 등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각기 개성 넘치는 기획안이었지만, ‘예수님과 함께 성가부르기’라는 프로그램만큼은 빠지지 않았다.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예수와의 만남을 고민하고, 그를 통해 전례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피정. 갓등이 피정의 집(원장 손기정 신부)이 마련한 중고등부 전례와 찬양피정 ‘메모리’(Memory)의 모습이었다.

1월 5일 피정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의 팬미팅’ 기획안을 논의하고 있다. 갓등이 피정의 집 제공

1월 5~6일 갓등이 피정의 집에서 열린 피정에는 성남대리구 하남성정하상바오로본당 중고등부를 비롯해 서울 가락동본당, 의정부교구 별내본당, 오남본당 청소년 등 109명이 참석했다.

예수와의 팬미팅을 기획해본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만든 팬미팅 기획안과 교회에서 거행되는 미사의 공통점을 중심으로 전례를 배워나갔다. 참가자들은 강의를 통해 제의와 미사도구들, 사제와 신자들의 행동에 담긴 의미를 익혔다.

박주희(클라라·15·서울 가락동본당)양은 “그동안 미사를 보기만 하고 대충 보내기만 했는데, 피정을 하면서 성당에서 하는 행동에 관해 찬찬히 되돌아보게 됐다”면서 “미사에 직접 참여하고 함께한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미사를 드리는 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피정에서는 SNS를 활용해 청소년들의 참여 방식을 다각화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여느 피정과 달리 이번 피정 중에 참가자들은 쉬는 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다. 갓등이 피정의 집이 SNS를 통해 피정 참가자들의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쉬는 시간마다 공통의 질문에 관해 참가자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획한 덕분이다. 또 피정 파견미사 후에는 각자 자신의 SNS에 후기를 남기는 등 청소년들의 문화 안에서 복음을 전파하는 방법을 고민하기도 했다.

1월 5일 청소년들이 전례복장을 체험하고 있다. 갓등이 피정의 집 제공

피정에 함께한 서울 가락동본당 보좌 강선훈 신부는 “피정을 하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데 모으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번 피정에서는 SNS로 청소년들과 소통이 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또 “청소년들을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청소년들이 활발하게 함께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례를 배운 청소년들이 예수를 만나는 전례 안에서 기쁨을 표현하는 방법은 ‘성가’였다. 청소년들은 프로그램 중에 성가 부르기에 열심할 뿐 아니라 쉬는 시간에도 삼삼오오 모여 성가를 부르기도 했다.

이인선(데니스·18·의정부교구 오남본당)군은 “전에는 미사시간에 성가를 따라 부르기 바빴는데, 피정을 하면서 성가의 가사 의미를 더 생각하게 됐다”면서 “가사의 의미를 신경 쓰고 그 뜻을 알고 부르니 성가 부르는 데도 자신감이 생기고 성가가 더 와 닿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갓등이 피정의 집 직원 엄기홍(제랄도)씨는 “아이들의 방식으로 전례의 의미를 찾고 소통할 수 있도록 피정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면서 “피정을 통해 청소년들이 미사가 2000년 전의 일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각자 자신에게 예수님이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1월 6일 청소년들이 쉬는 시간에 모여 성가를 부르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