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한담

[일요한담] 당신이 있어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 김선균

김선균(라파엘) 광주가톨릭평화방송 보도제작부장
입력일 2017-12-05 수정일 2017-12-05 발행일 2017-12-10 제 307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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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무는 지금, 지나간 기억과 인연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가까이는 수능 시험이 치러지던 지난달 23일. 긴장한 모습으로 시험장에 들어서던 수험생들과 이를 바라보던 학부모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해마다 수능 취재 현장에서 보고 있는 모습일진대 기자이기에 앞서 부모로서 왠지 짠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참사 발생 3년이 흐른 지난 3월 진도 맹골수도에서 건져 올려진 세월호를 따라 목포 신항까지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신부님들과 함께 6시간 넘게 배를 타고 이동하며 벌겋게 녹슨 세월호의 아픔과 상처를 가까이서 목도하며 울컥했던 시간은 평생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정성을 다해 방송을 만들어준 PD들과 출연자들, 특히 좋은 방송을 만들도록 많은 도움을 줬던 타 부서 동료들도 떠오른다. 그밖에 내가 미처 기억해 내지 못한 고마운 분들이 많았을 테지만 나는 그런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일상 속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지 않았나 돌아본다.

“당신이 있어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우리 회사의 미담 캠페인 주제다. 주변에서 어려운 분들과 함께 나누는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발굴해 소개한다.

주인공들의 면면을 보면 자신의 몸도 불편한데 장애인을 위해 봉사하는 분, 폐지 팔아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하신 어르신,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이나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끼니마다 도시락을 배달해 주는 주부 등… 그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천사’들이다.

한 해의 끝자락을 보내며 당신으로 인해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는, 그런 ‘당신’이 우리 자신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만 해도 올겨울이 따뜻할 것 같다.

김선균(라파엘) 광주가톨릭평화방송 보도제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