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선교지에서 온 편지 - 남수단] 주교님의 사목 방문

이상권 신부rn
입력일 2017-11-21 수정일 2018-01-22 발행일 2017-11-26 제 307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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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일찌감치 쉐벳으로 올라갔습니다. 특별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서입니다.

쉐벳에 올라가니 성당 앞길과 큰길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 특별한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마다 깨끗한 옷을 입고 청년들은 플래카드까지 만들어 들고 있습니다. 특별한 손님은 바로 교구장대리 문희종 요한세례자 주교님이십니다.

벌써 도착했을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시지 않아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알고 보니 룸벡에서 쉐벳으로 오는 길목마다 마을 사람들이 나와 환영을 해주어서 쉐벳 도착 전에 다섯 번이나 차에서 내려야 했다고 합니다. 쉐벳에 도착해서도 성당으로 바로 들어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 멀리 시장에서부터 성당 신자들은 물론 각 학교 학생들까지 나와서 노래로 주교님을 따뜻하게 맞이합니다.

예정시간을 한 시간이나 넘겨서야 비로소 주교님께서는 새로 지은 성당 안으로 들어오셔서 예수님께 인사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미 성당 안은 신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30여 시간이 넘는 긴 여정과 그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의 환영인사에 지치셨을 법도한데 주교님께서는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도 시종일관 웃음으로 신자들에게 화답을 하십니다. 쉐벳본당 청년 성가대, 학생들, 이웃종교인 ECS 학생들의 축하 공연까지…, 본격적인 환영인사가 이어지고서야 주교님께선 한숨 돌리실 수 있었습니다.

11월 9일 문희종 주교가 아강그리알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들 딩카족에게 손님을 맞이하는 일은 큰 기쁨이고 전통입니다. 그리고 아마 룸벡교구에 주교님이 안 계신 지 벌써 6년이 넘어서일까요. 주교님의 방문은 이들에게 엄청난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주교님께도 이번 방문은 특별한 의미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수단 선교의 첫 발을 내딛으신 전임 교구장이신 최덕기 주교님과 함께 이곳을 방문하신지 10년 만의 방문이기 때문입니다.

주교님께서는 신자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시기 위해 한국에서부터 여러 가지 사탕을 준비해오셨습니다. 트렁크 하나가 선물들로만 가득했습니다. 특별히 주교님은 복사 아이들에게 큰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아이들이 교회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아강그리알에서 미사를 집전하시면서 아이들에게 신부가 되고 싶은 친구들이 있는가 하고 물으시니 정말 많은 아이들이 손을 듭니다. 손을 든 아이들 얼굴을 하나하나 자세히 보고 기억해 둡니다. 나중에 약속을 지키라고 협박(?)을 해야겠습니다. 이 아이들이 모두 신부가 되진 않겠지만 여기서 한 명만이라도 신부님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주교님께선 4박5일의 짧은 기간 동안 두 본당과 공소들, 그리고 병원과 학교들을 방문하시고 학생들에게는 큰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아강그리알과 쉐벳 성당 공동체에 큰 사랑이 내렸습니다.

저희 두 신부에게도 큰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주교님께서 보여주신 사랑과 관심은 분명 이곳 아이들을 통해 큰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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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 신부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