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난한 이의 날 앞두고… 염 추기경, 노숙자 고충 듣다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11-14 수정일 2017-11-14 발행일 2017-11-19 제 3070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서울대교구 사전행사 마련
노숙자 “열악한 쪽방촌 환경… 더 힘든 것은 무관심과 냉대”
이주민 초청해 어려움 듣기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맨 왼쪽)이 11월 9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열린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사전행사에서 노숙자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서울대교구 홍보국 제공

11월 19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서울대교구가 사전행사로 소외된 이웃을 초청해 이들의 고충을 나누고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11월 9일과 12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접견실에서 각각 자활을 준비하는 노숙자와 이주민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염 추기경을 비롯해 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 사회사목국장 황경원 신부, 교구 ‘세계 가난한 이의 날’TF를 맡고 있는 통합사목연구소 김연범 신부, 서울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권길중 회장 등이 참석했다.

9일 열린 자활을 준비하는 노숙자와의 만남에서는 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나승구 신부가 주거빈곤상태에 놓인 3명의 이웃들과 노숙자를 위한 활동가 2명을 초청해 함께 자리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노숙자들은 쪽방촌의 열악한 주거환경과 주변 이웃들의 무관심과 냉대 개선을 요청했다.

반빈곤NGO 단체 ‘홈리스행동’에서 자문활동을 하는 이종대(60)씨는 “노숙인 쉼터에는 텃세도 많아 다시 거리로 나가게 되는데, 너무나 비참한 생활의 연속이다”라면서 “살 곳 걱정 없이 안심하며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전했다.

염 추기경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인간관계에서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도록 하는 것인데, 가톨릭도 모두 인지하고 있던 문제들을 직접 듣게 되니 마음이 더욱 아프다”면서 “더 많은 이들이 우리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한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회가 발 벗고 나설 것이며, 우리 모두 희망을 안고 살아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12일에는 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남창현 신부가 초청한 3명의 이주민들이 교구청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건설업에 종사하는 베트남인 요한 (33)씨와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여성 준포른(33)씨, 세네갈 출신으로 난민신청자이자 미혼모인 여성(익명·33)이 함께해 한 시간여 한국 생활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들은 농수산업 종사 이주노동자들의 저임금, 불법체류자 자녀들에 대한 사회 서비스 부재, 결혼 이민자의 한국 국적 취득 문제, 난민 지위 취득의 어려움 등을 호소했다.

염 추기경은 “소외된 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사도직 활동이 필요한 때”라면서 “주변 본당의 도움과 협조 등을 이끌어 소외된 이웃을 교회가 지켜드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