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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어줄 사랑 없나요?] 10 정신지체 장애인 시설「가난한 마음의 집」

입력일 2017-08-31 수정일 2017-08-31 발행일 1994-07-24 제 1915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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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집 마련 세간살이 없어 “막막”

한더위 지낼 냉장고 옷장 등 필요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자립을 목표로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곳「가난한 마음의 집」(대표=김경철)에서는 최근「그룹 홈」이라는 색다른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그룹 홈(Group Home)이란 어느 정도 자립이 가능한 정신지체 장애인들 2~3명이 공동체을 이뤄 경제적, 사회적 독립을 도모하는 것으로 정신지체 장애인 교육에 있어 최상의 목표이기도 하다.

최근 자립 능력이 있는 2명의 정신지체 장애인에게 부모의 지원 및 후원금으로 어렵사리 20평짜리 전세집을 마련해준「가난한 마음의 집」사람들은 오히려 집을 마련해준 뒤 고민에 빠져있다. 집만 덩그러니 있을 뿐 가정생활을 꾸려가기 위해 필요한 세간살이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 준비된 거라고는 TV와 약간의 주방도구뿐입니다.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냉장고와 옷장이예요. 여름 무더위에 금새 음식이 쉴 텐데…』

가난한 마음의 집이 개원한 것은 지난 91년 9월, 정신지체 장애인 시설에 종사하던 김경철씨(샤를르 후꼬)가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한 건물 지하에 작업장 겸 기숙사를 마련하면서였다.

이후 뜻을 같이 한 평신도 2명과 김씨의 부인까지 합세, 총 4명이 봉사자로 활동하게 된 가난한 마음의 집은 2년 전부터 기숙사에서 2백m 떨어진 곳의 건물 지하를 따로 마련, 기숙사와 작업장을 분리했다.

현재 가난한 마음의 집에는16~38세까지의 정신지체 장애인 남자 20여 명이 목공예를 통한 경제적 자립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통해 생활교육 및 사회적 자립심을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이름처럼 마음뿐만 아니라 운영에 있어서도 가난을 떨치지 못하는 이곳은 현재 몇몇 후원자들의 개인적인 정성과 사랑으로 근근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어 새롭게 가정을 꾸려나갈 장애인들에게 기존 세간살이를 내어주지도 사주지도 못할 형편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재정적인 어려움이 크지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그룹 홈을 추진할 생각』이라는 김경철씨는『장애인도 우리 정상인과 더불어 떳떳한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랑을 나누어준다면 티없이 맑게 살아가는 정신지체인들에게 크나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락처=443-6423(기숙사), 430-5659(작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