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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승천 대축일 특집] 세계 3대 성모 발현 성지, 주요 메시지를 살펴본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n권세희 기자
입력일 2017-08-08 수정일 2017-08-08 발행일 2017-08-13 제 3057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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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의 간곡한 요청은 ‘사랑’ ‘회개’ ‘평화’

8월 15일은 ‘성모 승천 대축일’이다. 성모 승천 대축일은 ‘성모 마리아의 완전함과 복됨, 동정의 몸과 흠 없는 영혼이 누리는 영광, 그리고 부활한 그리스도를 완전히 닮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가톨릭 신자는 성모 마리아의 완전함을 성모 발현을 통해 목격할 수 있다. 「한국가톨릭대사전」은 “성모 발현은 변천하는 시대의 특수 상황에서 신앙이나 윤리에 관한 가르침을 효과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설명한다.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아 세계 3대 성모 발현지로 잘 알려진 과달루페, 루르드, 파티마의 성모가 인류에게 전한 메시지를 중심으로 성모 발현의 현재적 의미를 살펴본다.

■ 과달루페의 성모 - ‘멕시코의 수호자’로 선포

“어려울 때에 정성을 다해 나를 찾는 이들에게 나의 사랑, 자비, 도움과 보호를 드러내도록 내가 지금 있는 이 자리 테페약 언덕에 성당을 짓기 바란다.” 1531년 12월 9일, 멕시코 원주민 후안 디에고에게 나타난 과달루페의 성모는 식민지 시대 정복자의 폭정에 시달리던 멕시코에 인디언 피부를 하고 나타나 인디언 부족어로 메시지를 전했다. 디에고는 성모가 전해준 장미꽃을 외투에 담아 와 주교에게 보여줬고 주교는 외투에 그려진 성화를 보고 디에고가 전한 성모 발현을 믿었다. 과달루페의 성모 발현 이후 멕시코인 800만 명이 신자가 됐다. 또 과달루페의 성모가 멕시코의 수호자로 선포되자 전염병이 사라지는 기적도 일어났다. 멕시코 신자들은 국가의 중요한 시기마다 과달루페의 성모가 백성을 돌본다고 믿고 있다.

과달루페 성모는 생명을 사랑하는 어머니적 사랑을 강조한다. 화해의 모후, 희망의 모후, 위로의 모후, 토착화의 모후, 사랑과 자비의 모후 등 여러 호칭으로 불리는 과달루페 성모는 그만큼 다양한 사랑의 면모를 보여준다. 성모 발현 당시 멕시코에서는 여러 이유로 낙태가 무분별하게 행해지고 있었다. 신자들은 성모가 전한 메시지를 통해 생명을 받아들이게 된다. 경제적 논리 아래 생명이 경시되는 우리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 루르드의 성모 - 지금도 치유의 기적 바라는 많은 이들 찾아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프랑스 루르드 성지에서 솟아나는 맑은 샘물을 마시고 몸을 씻은 뒤 병이 나았다. 교황청은 이 가운데 67건을 기적으로 인정했다. 1858년 2월 11일~7월 16일 14살 소녀 베르나데트는 루르드 동굴에서 자신을 ‘원죄 없는 잉태’라고 밝힌 ‘젊은 여인’을 18차례 만났다. 이 여인은 소녀에게 “회개하시오, 죄인을 위해 기도하시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시기 서구사회 지식인들이 교회 가르침을 불신하고 떠나고 있었다. 이때 루르드의 성모는 환자들에게 치유의 기적을 일으켰다. 발현을 통해 성모가 던진 메시지는 신앙을 잃어가는 시대에 회개를 촉구하고 신앙의 불꽃을 지피는 것이었다. 물질주의와 화려한 겉모습에 치우쳐 영성을 잃어가는 오늘날 루르드 성모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 파티마의 성모 - “세계 평화 위해 매일 묵주기도를”

제1차 세계대전이 절정에 이른 1917년, 포르투갈 작은 마을 파티마에서 7살 히야친타, 9살 프란치스코, 10살 루치아 세 명의 어린이가 성모 발현을 목격했다.

어린이들에게 전한 메시지 내용은 죄인들의 회개,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로 집약할 수 있다. 성모는 자신을 ‘로사리오의 여왕’이라 소개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매일 묵주 기도를 바칠 것과 죄인을 위해 희생할 것, 그리고 성모 성심을 공경할 것”을 요청했다. 특히, 공산화로 진통을 겪는 “러시아를 당신 성심에게 봉헌”하라고 전했다.

1917년 5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6개월간 여섯 번에 걸쳐 세 어린이에게 나타난 파티마의 성모는 첫째, 지옥의 환시, 둘째, 티 없으신 마리아 성심, 셋째, 교황의 고통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둘째 메시지를 남기면서 “내가 너희에게 요청한 것이 실천된다면 평화가 찾아오고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전했다.

‘파티마의 성모’는 평화를 위한 기도의 상징으로 통한다. 그런 까닭에 교회는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드릴 때 파티마 성모상을 신자들이 볼 수 있도록 제단에 모시곤 한다.

파티마 성모는 지상 어느 나라보다 평화가 필요한 한반도에 깃들 평화의 길을 보여준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n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