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문화의 달에 만난 사람] 3 세실합창단 지휘자 이병선씨

최정근 기자
입력일 2017-07-26 수정일 2017-07-26 발행일 1994-10-23 제 1926호 9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음악인 스스로 교회음악에 관심 가질 때”

종교음악 저변 확대에 “구슬땀”
11월 20일「가톨릭 합창제」준비
이병선(시몬ㆍ30세)씨는 열정적인 음악가인 동시에 성숙한 신앙인이다. 어릴 적부터 그는 신앙과 음악 사이에서 성장했고 지금은 한 음악인으로 특히 가톨릭 음악 발전에 기여하며 살고 있다.

현재 성녀 세실합창단(단장=송란순 수녀) 지휘자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가톨릭음악인협회(이사장=최병철 교수ㆍCLC) 상임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음악가로서의 그의 경력이나 나이에 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그의 내면세계와 음악을 대하는 진지함을 접하다 보면 그의 활동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신자 음악인들은 가톨릭교회가 우리들을 키워주지 않는다는 주장을 종교음악 발전을 저해하는 이유로 지적해왔다』고 진단하는 이병선씨는『교회가 음악인 또는 음악 발전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음악인들 스스로 다른 이들이 매력을 느낄 만큼 노력, 성장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선씨는 자신의 주장 만큼 가톨릭 음악인들이 교회 안에 제대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 땀 흘리고 있다. 매주 토요일이면 서울 당산동 세실교실의 가톨릭음악인협의회에 나가 후배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올 초 새로 지휘봉을 잡은 세실합창단의 질적 향상을 위해 불철주야로 뛰고 있다.

특히 그는 서울교구 각 지구 본당에서 개최하는 음악캠프에 단골 강사로 초빙되어 기성 음악인들과 당당히(?) 실력을 겨루고 있다. 오히려 기성 음악인보다 신선함과 열정 면에서 더 인기가 있다는 게 후문.

이병선씨가 가톨릭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84년 서울대 성악과에 입학하면서 당시 가톨릭합창단 전임 지휘자였던 현 성심여자대학교 음악과 최병철 교수에게 장학 단원으로 발탁되면서부터다.

그 후 이병선씨는 최 교수와 함께 어린 나이에 가톨릭 음악 발전을 위한 활동을 함께 해나가기 시작했다. 최 교수가 가톨릭 종교음악의 1세대라면 그를 뒷받침해 줄 인재가 없는 가운데 이씨의 존재가 그만큼 중요했던 것이다.

ROTC로 군 복무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병선씨는『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게 된 것은 그동안 종교음악 관계자들이 후배 양성을 소홀히 해왔기 때문』이라며 겸손해하면서『내가 지금 큰 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나 꾸준히 같이 일할 동료와 후배들을 찾고 종교음악의 영역을 넓히는 데 힘을 쏟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또한 이병선씨는『예수님이 30년 동안 공생활을 통해 구세주로서의 활동을 준비했듯이 지금까지 내 삶이 준비과정이라면 앞으로 내가 맡고 있는 세실합창단은 물론 가톨릭 종교음악의 발전에 노력을 다하는 삶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선씨는 그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다. 모든 것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매일매일을 사는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달란트를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젊은 혈기를 불태우고 있다.

현재 이병선씨 오는 11월 20일 가톨릭 합창제를 준비하고 있고 11월 22일 우리나라에서 초연되는 음악 연극「체칠리아의 노래」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성악가를 넘어서서 완성된 음악인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젊은 미소가 가톨릭 종교음악에 큰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