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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 첫 내한공연

박영호·이주연·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07-11 수정일 2017-07-12 발행일 2017-07-16 제 3053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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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깨끗한 천상의 소리 여름밤을 촉촉히 적셨다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이 7월 5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첫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150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이하 합창단). ‘교황을 위해 노래하는 합창단’으로 불리는 이 합창단이 한국 신자들을 위한 천상의 화음을 선보였다.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은 7월 5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공연을 시작으로 6차례의 내한공연을 펼쳤다.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이 한국을 찾아 공연을 한 것은 창단 이래 처음이다.

합창단은 무대에서 가장 먼저 그레고리오 성가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를 선보이며 청중을 숨죽이게 했다. 합창단은 각 무대에서 그레고리오 성가 외에도 르네상스 시대 음악가이자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 출신인 조반니 피에르루이지의 곡을 주로 불렀다. 특히 피에르루이지의 ‘그리스도님, 당신을 경배하나이다’, ‘너는 베드로이다’를 무반주로 열창하며 ‘아카펠라’의 진수를 보여줬다.

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3주년을 기념해 교황의 전례를 전담하는 합창단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5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공연에 앞서 “3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가 봉헌된 명동대성당에서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의 공연이 열리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성당을 찾은 신자들에게도 “합창단의 목소리를 통해 주님의 사랑을 느끼며 마음의 평화를 누리시길 빈다”고 말했다.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은 서울 외에도 대전(7일)과 광주(9일), 부산(11일), 대구(13일), 성남(15일)에서도 공연을 펼쳤다. 이번 내한공연에는 소년 단원 35명, 성인 단원 24명이 참여했다.

특히 대전에서는 공연 공지 3일 만에 티켓이 매진되는 등 신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엄마와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는 심지원(요한 세례자·11·대전 버드내본당)군은 “나와 비슷한 나이의 합창단들 목소리가 천상에서 들려오는 듯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광주 공연에서는 소외된 이들을 배려하는 교황의 뜻을 본받아 광주와 전남 지역 다문화 이주민 130명을 특별초청하기도 했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이번 공연은 특히 다문화 이주민들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서로 다른 악기 소리가 서로 조화를 이루듯, 다름이 틀림이 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공연에 참가한 이웃종교 지도자들.

7월 7일 합창단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7월 9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 열린 공연에 참석한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

박영호·이주연·최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