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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요비 신임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인터뷰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07-04 수정일 2021-02-16 발행일 2017-07-09 제 3052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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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저를 뽑으신 하느님 뜻 새기겠습니다”
노동자들의 벗으로… 사회적 약자 보듬는 교회 역할 강조
“교구장 사목지침에 따라 사제단과 일치해 교구 발전 노력”

구요비 주교는 “교구장을 성심껏 보필하고, 형제 주교들과 일치 안에서 함께 교구민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제가 주교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거웠어요.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저를 주교로 임명한다는 문서에 서명하셨다면서 받아들일 거냐고 묻는데, 별 수 있나요? 꼼짝 못하고 순명으로 받아들여야죠.”

서울대교구 신임 보좌주교로 임명된 구요비(욥·67) 주교는 긴장된 듯 상기된 얼굴로 교계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했다.

구 주교는 특유의 겸손한 말투로 “저는 서울대교구의 다른 주교님과 비교해 나이도 많고 여러 면에서 부족한 사람”이라면서 “주교직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망설였지만, 교황님께 순명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구 주교는 “우선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성심껏 보필하고, 형제 주교들과 일치 안에서 함께 교구민을 이끌겠다”면서 “무엇보다도 900명 가까운 교구 사제들이 기쁨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구 주교는 1981년 사제서품을 받고 곧바로 프라도 사제회 회원으로서도 서약했다.

프라도 사제회는 교구 사제로서, 가난한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다. 구 주교는 가난의 영성이야말로 하느님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구 주교는 우리 시대에 가장 가난한 이웃 중 하나인 노동자들과 함께 살아왔다.

구 주교는 “이 시대의 노동자들은 어려움에 있는 사람들이며, 사회적 약자”라며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 목자가 나서듯 교회도 이들을 찾아나서 노동자들과 인격적으로 가까이 만나 이들의 기쁨과 희망, 번뇌와 고통을 어루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히 구 주교는 서울 포이동본당 교우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구 주교는 “지난 4년 반 동안 포이동본당에서 사목생활은 진심으로 행복하고 기뻤던 은총의 시간이었다”면서,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도록 애쓰신 신자들의 노력과 정성으로 제가 주교직에 오르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1951년생인 구 주교는 올 1월 67세 생일을 맞았다. 한국교회에는 최근 40~50대 주교들이 연이어 탄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 주교는 젊은 후배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구 주교는 “‘왜 젊고 유능한 서울 신부님들 중에 저를 주교로 선택하셨을까?’를 스스로 물어보고 있는데, 아직 답을 찾지는 못했다”면서 “앞으로 주교 서품식을 준비하면서 답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교직은 인간적인 영예나 명예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백성들에게 은총과 구원을 전하는 도구로 쓰시겠다고 부르는 직책이지요. 질그릇과 같이 부족하지만, 저를 통해서도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이 교구민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구요비 주교 약력

1951년 1월 25일 경기도 가평 출생

1971년-1979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1979년-1981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대학원

1981년 2월 24일 사제수품

1981년-1982년 이문동본당 보좌

1982년-1983년 신당동본당 보좌

1982년-1983년 겸) 서울대교구 북부지구 가톨릭노동청년회(JOC) 지도신부

1983년-1986년 프랑스 리옹 가톨릭대학교(노동사목)

1986년-1998년 프라도 사제회 한국지부 대표

1986년-1991년 구로2동본당 주임

1991년-1992년 겸) 가톨릭노동장년회(CWM) 지도신부

1991년-1993년 상계동본당 주임

1993년-1998년 가톨릭노동청년회(현 YCW) 전국 지도신부

1998년-2000년 프랑스 파리 가톨릭대학교 석사(영성신학)

2000년-2002년 종로본당 주임

2002년-2009년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영성지도 신부

2006년-2012년 프라도 사제회 한국지부 대표

2007년-2013년 프라도 사제회 국제평의회 위원

2013년-현재 포이동본당 주임

2017년 6월 28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임명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n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