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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90주년 기념 미사·축하식] 축하의 자리

최용택 johnchoi@catimes.krrn사진 박지순·박원희·이승훈
입력일 2017-04-30 수정일 2017-05-01 발행일 2017-05-07 제 3043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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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정론지로 큰 역할… 신앙의 동반자로 영원하길”

창간 9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신자들이 기념미사에 참례하고 있다.

한국교회 복음화사업에 앞장서 온 가톨릭신문(사장 이기수 신부)이 올해로 창간 9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하며 가톨릭신문은 4월 27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과 프란치스코홀에서 기념미사와 축하식·축하연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들은 지난 90년 동안 ‘복음의 기쁨’을 전하고 ‘사랑’을 나누기 위해 노력했던 가톨릭신문의 역사를 확인하고, 가톨릭신문이 ‘한국교회의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었던 후원자와 독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자리가 됐다.

◎…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열린 기념미사에는 300여 명의 교계인사와 구독자, 은인들이 초대됐다.

특히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과 김희중 대주교(주교회의 의장 겸 광주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를 비롯해 박정일 주교(전 마산교구장),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 김운회 주교(춘천교구장), 이용훈 주교(수원교구장), 유수일 주교(군종교구장), 유경촌 주교(서울대교구 동서울지역 교구장 대리), 장신호 주교(대구대교구 총대리), 박현동 아빠스(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정하권 몬시뇰(마산교구), 심상태 몬시뇰(수원교구) 등 교회의 큰 어른들이 함께 해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됐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축사를 통해 “교회 언론매체는 시공을 초월한 말씀의 성전이라 할 수 있다”면서 특히 “향후 100주년을 준비하는 교회 내의 소식지로서, 국내 모든 언론들이 올바른 언론철학과 윤리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특히 1927년생으로 가톨릭신문과 동갑내기인 전 마산교구장 박정일 주교는, 일찌감치 주교좌명동대성당을 찾아 행사를 준비 중인 신문사 직원들을 격려했다. 박 주교는 “나는 그냥 가만히 있어도 나이를 먹지만, 신문은 90살을 먹기 위해 쉽지 않은 세월을 보냈고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라면서 “가톨릭신문이 앞으로 100주년을 내다보며 교회의 사명에 빛을 밝히는 한국 유수의 언론기관으로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도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정 추기경은 “가톨릭신문은 천주교 신자들의 파수꾼이며 동시에 파발마로,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다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 교회의 큰 선물이라 할 수 있는 가톨릭신문이 ‘빛과 소금이 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많은 사람들에게 실증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 “그대와 함께 길이요 진리요 빛이신 주님을 살아가는 나는/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에 겨워/ 눈물을 훔칩니다… 그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의 세상/ 그대가 알려주는 정확한 교회의 소식은/ 내가 한없이 젖어들고 싶은 성모님의 품입니다/ 그대와 내가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는/ 그대를 내가 사랑해야 할 이유가 됩니다.”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권길중 회장을 비롯해 한국가톨릭문학상과 한국가톨릭학술상을 후원하는 우리은행 남기명 부문장,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 유도그룹 한성섭 고문 등 교회 안팎의 내빈들도 축하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권길중 한국평협 회장은 제프란의 시 ‘그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도’라는 시의 일부를 개작, 축하의 말을 전했다.

◎… 기념미사 후 프란치스코홀에서 마련한 축하연에서도 각계의 축하 인사가 연이어졌다. 주교회의 홍보국장 이정주 신부는 창간 90주년 기념 케이크 커팅에 이어, “복음의 기쁨과 사랑을 나누고, 90주년을 토대로 100주년을 준비하는 가톨릭신문이여 영원하라! 영원하라! 영원하라!”는 건배사를 제의해 참가자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과거 가톨릭신문에 몸담았던 임직원들도 이날 참가해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1968년 가톨릭신문 기자로 입사해 1986년까지 편집국장, 총무국장을 역임한 박석돈 교수(시몬·79·전 경북대 교수)는 “직원들의 월급을 주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적으로나 시대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를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면서 가톨릭신문의 발전된 모습을 축하했다. 또한 “과거에 고생한 보람이 오늘날 영광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4월 27일 오후 4시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 기념미사에서 이날 미사를 주례한 조환길 대주교를 비롯한 한국 주교단이 마침강복을 하고 있다.

■ 조환길 대주교 강론 요지

“어두운 세상 비추는 복음의 빛 돼야”

가톨릭신문이 창간 90주년을 맞이하면서 교회 미디어로서 새롭게 나아갈 방향이 어떠해야 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진리보다 거짓이 판치는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정신에 비춰 세상을 바로 보고 바로 전달하는 미디어가 돼야 한다. 진리를 선포하고 알려야할 언론들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가짜뉴스가 더욱 판을 치고, 그로 인해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고 국민들의 삶은 피폐해진다.

둘째,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빛이 돼야 한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친히 다가가서 위로하셨고, 우리가 그들의 빛이 되어주길 요청하셨다. 가톨릭신문이 어두운 세상을 비추는 등불이, 세상을 정화하는 소금이 되길 바란다.

셋째, 말하기 보다는 먼저 경청해야 한다. 세상의 소식을 전하기에 앞서 먼저 세상의 소리를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청이 쉽지는 않지만, 넘쳐나는 정보와 발전된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게 가치의 초점을 맞춰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의 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넷째, 교회 미디어는 복음의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회는 더욱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렌즈를 통해 신앙인들이 세상을 더욱 올바로 볼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가톨릭신문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힘차게 달려가는 아름다운 발이 되길 바란다.

최용택 johnchoi@catimes.krrn사진 박지순·박원희·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