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 착좌] 이모저모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n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7-01-03 수정일 2021-02-16 발행일 2017-01-08 제 3027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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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교구장 뜻 이어 사제단·신자 모두와 소통해 가겠습니다”

지난해 12월 27일 인천 답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인천교구 제3대 교구장 착좌식에서 정신철 주교와 주교단이 장엄강복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요한 사도 축일. 이날 인천교구 제3대 교구장 정신철 주교의 착좌식이 인천 답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됐다.

정신철 주교는 “저의 사목표어가 1요한 4,16의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Deus caritas est)이고, 예수님의 사랑받던 제자였던 요한 사도가 실천하고 체험한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깊이 느끼고 싶어” 이날 착좌식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1999년 12월 27일 주교서품을 받으신 2대 교구장이셨던 고(故) 최기산 주교님을 기억하고자 착좌식 날짜를 요한 사도 축일로 정했다고 밝혔다. 정신철 주교는 2010년 주교품을 받으면서 선택했던 문장과 사목표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겸손함과 소탈함으로 주교단과 교구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아온 정 주교가 교구장좌에 앉던 날, 한국교회 주교단과 교구민 모두는 크게 기뻐했다.

◎… 지난 5월 30일 제2대 교구장 최기산 주교가 선종한 뒤 탄생한 교구장인 만큼 인천교구민들의 기다리는 마음은 간절했다. 갑작스레 영하의 바람이 불어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착좌식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2시간 전인 정오부터 인천교구 신자들이 성당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묵주를 들고 앞줄에서 정 주교를 위해 기도하던, 심혜정(소화데레사·53·영종본당)씨는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진정한 목자가 되길 기도 하겠다”고 말하며 “어깨가 무겁겠지만 인천교구가 다른 교구의 모범이 되는 교구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 착좌식을 위해 인천교구민들의 마음도 한데 모아졌다. 주보와 인천교구 홈페이지에는 정신철 주교를 위한 기도로 ‘9일 기도’를 게시해 정 주교가 주님의 일꾼으로 신자들을 보살필 것을 함께 기도했다. 또 영적예물로 바친 ‘미사·영성체 25만674회, 주교님을 위한 기도 64만9551회, 주모경 44만2887회, 묵주기도 227만5967단, 화살기도 36만3392, 선행 11만6092회, 성체조배 14만578회, 십자가의 길 287회’를 초에 새겨, 교구 평신도협의회 곽하형 회장이 정 주교에게 전달했다.

목장을 받아든 정신철 주교가 교구민들을 향해 서있다.

◎… 주교좌성당 왼쪽 맨 앞에는 착좌식이 열리는 모습을 숨죽이며 지켜보는 가족들이 앉아 있었다. 정신철 주교 어머니 박순정(도나타·81)씨는 “교구민의 일치를 위해 항상 노력하는 교구장이 되길 바란다”면서 “예수님의 사랑으로 교구민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아버지 정종심(바오로·84)씨는 “교구장이라는 중책을 맡았으니 겸손한 마음으로 교구민을 섬기길 바란다”면서 “사제들과 항상 소통하고 하느님께 의지해 교구를 이끌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아버지’ 신부로 정신철 주교의 사제직을 이끌어준 최창화 몬시뇰(서울대교구)도 ‘아들’의 교구장 착좌를 축하했다. 최 몬시뇰은 “가장 젊은 교구장의 탄생을 축하하며 정 주교가 전임 교구장이 하시던 일을 잘 이어가길 바란다”면서 “정 주교가 짊어져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 많은데 잘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모습 그대로 교구민, 사제들과 소통으로 일치를 이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정신철 주교는 인천가톨릭대학교 설립 전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수학했던 마지막 인천교구 신학생이었다. 이날 서품식에는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곽진상 신부, 천진암성지 주임 김동원 신부 등 수원교구의 신학교 동기 신부들이 대거 참석해 정신철 주교의 착좌를 축하했다. 곽 신부는 “평소 소탈하게 생활하며 사제를 동료와 형제로 여겼던 그동안의 모습을 계속 이어가 항상 소통하는 교구장이 되기 바란다”면서 “앞으로 인천교구가 적극적으로 해외선교에 나서 아시아의 어려운 교회와 형제애를 나누는 교회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1977년 정신철 주교와 마찬가지로 52세라는 젊은 나이에 교구장이 되어 제주교구를 이끌었던 박정일 주교는 “정 주교가 지금까지 보여준 것을 보니 훌륭하게 교구장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 주교가 선택한 사목표어의 정신을 이어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목자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주교의 사목표어는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 16)이다.

◎… 진중했던 착좌식이 웃음바다가 된 순간도 있었다. 축사에 나선 사제단 대표 홍승모 몬시뇰은 정 주교와 유학시절 눈길에 사고를 당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정 주교가 교구장이 되려고 ‘하느님이 하신 일’이라고 말해 좌중을 크게 웃겼다. 또 축사를 마치며 ‘정·신·철’로 삼행시를 선보여 다시 즐거움을 선사했다. 홍 몬시뇰은 “정 정신을 주님께 모으면 못 이룰 것이 없으니, 신 신부에서 교구장까지, 철 철 넘치도록 교구를 여시는 생명의 샘물이 되소서”라는 삼행시와 함께 축하인사를 전했다.

◎… 먼 곳에서 정 주교의 착좌식을 축하하기 위해 온 손님도 있었다. 2002년부터 인천교구 사제가 파견돼 활동 중인 호주 브로큰베이교구와의 인연으로, 교구장 피터 A. 코민솔리 주교가 참례했다. 코민솔리 주교는 성탄 인사를 전하며 두 교구의 특별한 인연을 언급했다. 특히 우리 모두 “‘바다의 별 성모님’의 주보 성인 안에서 큰 영광을 누리고 있다”고 말하며 “성모님과 동행하며 항상 천상 아버지께 가는 순례길에 동행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 착좌식에는 다른 종교 인사들도 함께 했다. 인천불교 총연합회 무각 스님은 축하를 전하며, “종교는 달라도 우리는 믿음과 사랑, 봉사를 통해 이 세상을 구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정 주교님이 소외된 이웃, 가난하고 헐벗은 이들을 찾아 위로하는 목자가 되어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정신철 주교의 어머니 박순정씨와 아버지 정종심씨.

염수정 추기경이 정신철 주교에게 목장을 건네고 있다.

교구장좌로 이동하는 정신철 주교.

정신철 주교가 김희중 대주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정신철 주교가 영성체 후 주교좌에 앉아 묵상하고 있다.

착좌식에 참례한 인천교구 사제단.

착좌식 참례를 위해 추운 날씨에도 일찌감치 줄지어 선 신자들.

염수정 추기경, 정신철 주교,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김희중 대주교(왼쪽부터)가 축하연에서 케이크 촛불을 끄고 있다.

착좌식 후 진행된 주교단 기념 촬영.

꽃다발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는 염수정 추기경(왼쪽)과 정신철 주교.

착좌식이 거행된 인천 답동주교좌성당 전경.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n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