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본당의 역사를 따라] 수원대리구 정자동주교좌본당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6-12-20 수정일 2016-12-21 발행일 2016-12-25 제 302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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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위 한국순교성인’ 영성… 성전에 오롯이
교구 발전 따라 새 주교좌 건립
4개의 탑, 복음서 상징 그림 사용
주보성인 주제로 성전 내부 꾸며

정자동주교좌성당 전경.

수원 정자동을 찾으면 종탑이 우뚝 솟은 웅장한 성당을 만날 수 있다. 바로 교구의 중심, 수원대리구 정자동주교좌본당(주임 우종민 신부)이다.

1990년대, 교구는 새 교구청의 필요를 절감하게 됐다. 1976년 교구청을 건립하던 당시에는 교구 신자 수가 5만 정도였지만, 20년 사이에 40여 만 명으로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교구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큰 규모의 교구청이 필요했다.

교구는 새 교구청과 함께 새 주교좌성당 건립도 추진했다. 교구의 첫 주교좌성당이었던 고등동성당의 경우,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교구의 주요 행사를 치르기 어려워, 교구는 1977년 조원동성당을 주교좌성당으로 봉헌한 바 있었다. 하지만 신자 수가 8배 이상 증가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 더 큰 성장을 해나갈 교구의 미래를 고려할 때, 조원동주교좌성당 역시 교구 주요 행사를 펼치기엔 공간적으로 부족함이 있었다.

교구가 새 주교좌로 세운 성당은 신자 2500여 명이 함께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대형성당이었다. 성당은 건축면적 6611㎡의 규모의 위용을 보이기도 했지만, 예술적인 가치도 두루 갖췄다. 제대는 조광호 신부(인천교구 조형미술연구소 소장)가 제작한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프레스코벽화로 꾸몄고, 신약성경 중 예수의 생애와 말씀을 기록한 4권의 복음서를 상징하는 그림을 활용해 4개의 탑을 세웠다. 교구 모든 신자들에게 열린 공간인 만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나 노인들도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램프시설(경사로)과 엘리베이터도 갖췄다.

2014년 사제서품미사 모습. 정자동주교좌성당은 교구의 크고 작은 행사를 보조해왔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교구는 1997년 2월 14일 정자동본당을 설립하고, 교황청의 승인을 얻어 같은 해 8월 12일 교구의 주교좌성당으로 확정했다. 이후 교구 사제서품식을 비롯한 교구 심포지엄 특강, 공연 등 각종 교구 행사를 새 주교좌성당인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열게 됐다.

본당은 2008년 주교좌성당으로서의 상징성과 본당 주보인 한국순교성인의 정체성을 살려 성당 내부를 리노베이션함으로써, 지금의 성당 모습으로 변화시켰다. 제대에는 사도들의 목각조각을, 천장에는 103위 한국순교성인의 성화를 담은 돔형 조명을 설치했다. 2009년에는 교구 신자들의 기부로 새 오르간을 마련해 교구 전례에 풍부한 오르간 선율을 더했다.

주교좌본당이니 만큼 교구의 크고 작은 행사를 보조해왔을 뿐 아니라, 본당 신자들을 위한 다양한 사목도 활발히 전개했다. 1999년에는 새로운 신자 찾기 운동의 하나로 외짝 교우 부부 모임의 날을 열고, 2001년에는 신유박해 200주년을 기념해 순교자현양 칸타타를 공연했다. 청소년사목에도 관심을 기울여 2010년에는 대건청소년자원봉사단 본당 분소를 발대했다. 특별헌금으로 지역의 가난한 이들을 돕기도 했다.

4779명의 신자들과 함께 지역 복음화에 나서고 있는 본당은, 최근 인근 지역 인구증가에 발맞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복음화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유치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