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국악성가 하늘나라] 겨자씨

강수근 신부(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수도회 한국관구장)rn1992년 사제로 서품됐다. 미국
입력일 2016-12-13 수정일 2016-12-13 발행일 2016-12-18 제 3024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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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성가를 사랑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

올해 9월 4일 열린 국악성가캠프.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마태 13,31-32) 국악성가 운동을 하면서 제가 늘 신자들에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예, 국악성가는 바로 이 작은 ‘겨자씨’와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지난 30년 동안 이 작은 겨자씨를 꾸준히 키워오셨습니다. 참 기적같이 국악성가를 자라게 하셨습니다.

언젠가 제 친한 친구 신부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수근 신부, 너무 서운해하지 말고 들으렴. 국악성가는 절대 주류가 될 수 없어. 너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본당 사목자 입장에서 볼 때, 교회 안에서 국악성가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 같애.” 이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저에게는 믿음이 있습니다. 지금은 비주류지만 먼 훗날 모든 사람의 의식이 깨어날 때,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요. 예수님도 생전에는 비주류셨잖아요. 그러나 2000년이 지난 오늘 어디를 가나 주류로 인정을 받으십니다. 생전에 그분은 바로 ‘겨자씨’셨습니다. 이처럼 국악성가도 하나의 ‘겨자씨’라고 저는 믿습니다.

특별히 지난 4년 동안 하느님께서는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일들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국악성가를 키워주셨습니다. 2012년 6월부터 평화방송에서 ‘얼씨구 좋을씨구’라는 프로그램으로 전국의 시청자들이 6개월간 국악성가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마련해주셨고, 2013년 1년여를 준비해 2014년 1월 여섯 장의 국악성가 음반을 취입할 수 있도록 안배해주셨습니다. 2014년 12월 4일에는 KBS홀에서 예수고난회 한국진출 50주년 경축을 겸한 우리소리 제3회 정기연주회를 성대하게 열어주셨고, 2015년에도 각 합창단과 연구소에서 크고 작은 많은 행사들을 통해 활발하게 국악성가 활동이 이뤄지게 하셨습니다. 또한 올해 5월 27일에는 새로운 국악성가 시니어 합창단인 ‘한길합창단’을 창단해주셨습니다. 이 모든 일이 다 하느님께서 이루신 일이었고, 작은 겨자씨를 키우는 일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하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국악성가를 통해 신자들이 위로받고, 치유받고, 은총을 체험해 새로운 삶의 기운을 얻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지난 30년 세월 동안 실제로 많은 신자들이 국악성가를 통해 위로와 힘을 얻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국악성가 30주년 음악회’를 통해 좋으신 하느님께 특별한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0년 세월 동안 국악성가를 키워주신 하느님과 국악성가 가족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국악성가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주님께서 이 ‘작은 겨자씨’를 ‘큰 나무’로 키워주셔서 모두가 입을 모아 우리소리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호로 연재를 마칩니다. 집필해 주신 강수근 신부님과 애독해 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강수근 신부(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수도회 한국관구장)rn1992년 사제로 서품됐다.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