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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주일 특집] 태릉선수촌 성 세바스티아노성당 담당 임의준 신부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6-11-29 수정일 2016-11-30 발행일 2016-12-04 제 3022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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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지상주의 지양하고 선수 존중하는 인식 필요”

임의준 신부(서울 태릉선수촌 성 세바스티아노성당 담당)는 “운동 선수들에게 운동장이나 훈련장은 자신의 꿈과 희망을 이루는 거룩한 장소”라며 “운동장이나 훈련장에서 폭력적 행동이나 언어 폭력은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어두운 곳 역시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 신부는 “가족의 모든 것을 짊어지고 운동에 뛰어든 선수들이 공정한 판정이나 실력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인맥이나 사회적 영향력에 의해 평가받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선수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해 스포츠계의 불공정 관행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운동 선수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에 대해서는 “공부를 못해서 운동을 한다는 짧은 판단이나 몸으로 하는 일이니 머리로 하는 일보다 낮은 대우를 받아도 된다는 사회적 통념, 1등이 아니면 패배감에 젖게 하는 결과 지상주의는 지양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임 신부는 스포츠계에 아직도 남아 있는 폭력 문화의 원인과 관련해 “선수의 인격보다는 성적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코치진과 운영진에게 압박감으로 다가가고, 그러한 압박감은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전해진다”며 “올림픽을 위한 4년, 1460여 일의 땀과 노력을 결과로만 평가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한 “스포츠계에 군대식 문화와 비인격적 폭언과 폭행이 남아 있다면 그 원인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인내심이 부족하고 폭력이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 신부는 “운동 선수들에게는 자신들을 기꺼이 대변해 줄 수 있는 곳, 어려움을 눈치 보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고, 그들이 나의 가족과 친척, 나의 아들딸일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힘든 훈련 중에도 신자 선수들이 신앙을 지킬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을 전해주고 스포츠 뉴스를 볼 때 비인기 종목 소식까지, 끝까지 봐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