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국악성가 하늘나라] 국악성가 캠프

강수근 신부(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수도회 한국관구장)rn1992년 사제로 서품됐다. 미국
입력일 2016-11-15 수정일 2016-11-16 발행일 2016-11-20 제 3020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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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부터 어른까지 국악으로 한데 어울려

올해 9월 2~4일 마산교구 산청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제5회 국악성가 캠프 모습.

“하하하하~ 호호호호, 깔깔깔깔~ 까르르르르르~” 여기저기서 맑은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습니다. 단체로 맞춘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10대 어린이부터 80대 어르신까지 하나가 돼 함박웃음을 지으며 힘차게 국악성가를 부르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마음이 맑아지게 합니다. 국악성가를 배우고 싶어도 접할 기회가 없는 분들을 위해, 특히 지방에 계시는 분들을 위해 2012년 시작된 국악성가 캠프가 벌써 다섯 번째가 됐습니다. 처음 70여 명으로 시작된 캠프는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인원이 늘어 최근에는 200여 명이 참가하는 큰 행사가 됐습니다.

강의 내용도 처음에는 성가반과 장구반만 운영했지만 성가대들을 위한 합창반과 전례 무용반이 추가돼 더 알차게 꾸며졌습니다. 대개 참가자들의 구성 계층이 정해져 있는 여느 음악캠프와 달리 국악성가 캠프는 국악성가를 배우고 싶은 사람은 아무런 제한 없이 누구나 다 초대하기 때문에 참석자들의 층이 참으로 다양합니다. 1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분들이 참여하시고, 지역적으로도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제주도 등 전국을 총망라할 뿐 아니라 심지어 해외에서까지 참석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2012년 대전교구 요나성당에서 처음 열려, 2013년 전주교구 전북 장수군의 ‘하늘내 들꽃마을’, 2014년 의정부교구 청소년수련원, 2015년 대전교구 하상바오로 교육관, 그리고 올해 9월 2~4일 마산교구 산청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다섯 번째 캠프가 열렸습니다. 이렇게 대전, 장수, 의정부, 산청 등 개최지를 바꾸는 까닭은 그 인근지역에서 국악성가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이 쉽게 참석하실 수 있도록 배려하고자 함입니다.

캠프에 참석하신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여러 캠프에 참석해 봤지만 이렇게 재미있고 알차고 신나는 캠프는 처음이에요.”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행복해 하시는데 젊은이들과 한데 어울려 함께 노래도 하고 서로 손잡고 기도도 같이하고, 한데 섞여 서로 몸을 부딪쳐 가며 어린애 같이 뛰어놀기도 하는 것이 너무 기쁘시다는 것입니다. 2박3일의 캠프 동안 참가하신 모든 분들은 자기 취향에 따라 선택한 반에 배치돼 노래, 장구, 무용 등을 배울 뿐만 아니라 조별로 나눠 운동회도 하고, 조별로 함께 연습해 마지막 밤에 열리는 성가경연대회에서 노래실력을 뽐내기도 합니다. 모두가 한데 모여 노래와 춤이 곁들여진 재밌는 파티도 하고 아울러 기도와 미사 안에서 다 함께 마음을 모아 주님을 찬미하기도 합니다. 특히 캠프 동안 배운 실력으로 200여 명의 참가자들이 함께 목청을 높여 우렁차게 부르는 국악성가로 봉헌되는 파견미사는 말 그대로 감동 그 자체입니다. 캠프 때마다 저는 ‘아~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하늘나라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온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두 하나 돼 서로 사랑하고 서로 아끼고 서로 배려하며 한목소리로 주님을 찬미하는 모습을 바로 제 눈앞에서 볼 수 있으니까요. 이 멋진 국악성가 캠프를 만들어주신 하느님, 감사합니다!

강수근 신부(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수도회 한국관구장)rn1992년 사제로 서품됐다.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