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국악성가 하늘나라] 국악성가연구소 개소

강수근 신부(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수도회 한국관구장)rn1992년 사제로 서품됐다. 미국
입력일 2016-11-01 수정일 2016-11-02 발행일 2016-11-06 제 3018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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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일반인 대상 국악성가 강좌 운영

2012년 국악성가연구소에서 강의를 들으며 국악성가를 부르는 신자들.

제가 서울로 올라오게 되자 진흥회는 활기를 띠게 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의정부교구 선교사목국장이셨던 김우성 신부님께서 ‘진흥회’라는 명칭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시면서, 진흥회가 아니라 ‘연구소’ 체제로 가야한다고 강력하게 충고를 해주셨습니다. 이유인 즉, ‘국악성가진흥회’라고 하면 다른 분들이 생각하기에 강 신부가 무슨 사조직을 만들었나보다 하고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될 염려가 있지만, 연구소로 명칭을 바꾸면 이런 부담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 강 신부가 이제 무언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려고 연구소를 차렸구나” 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입장에서는 ‘연구소’라는 명칭을 붙이려면 뭔가 그에 걸맞은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이 달랑 초라한 사무실 하나 세를 내놓고 연구소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붙이기가 좀 민망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임원들 역시 김 신부님 말씀이 맞다며 동의를 하셨어요. 그래서 임원들과 함께 관구장님을 찾아가 이런 사정을 설명 드리고 허락을 얻어 사무실 명칭을 ‘국악성가진흥회’에서 ‘국악성가연구소’로 바꾸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것은 참으로 현명한 충고였고 잘된 결정이었습니다. 국악성가연구소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신 김 신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단 연구소로 개명을 하자 제 마음은 바빠졌습니다. 그 이름에 걸맞게 하루 빨리 강좌를 개설하여 국악성가를 보급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준비해 드디어 2010년 5월 4일, 지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지도자 과정’을 개설하여 매주 화요일 저녁 수업을 하게 됐습니다. 5월 17일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과정’을 개설해 매주 수요일 오후반과 저녁반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전문지도자과정은 2년 동안 4학기제로 전례와 성음악 문헌, 「국악미사곡 하나, 둘」과 성주간 성가들을 포함한 다양한 국악성가, 장구, 남도민요, 경기민요, 동부민요 등을 포괄하는 각종 민요, 장구, 국악성악 기초교재인 「대마루 108」, 한국교회음악사와 국악이론, 판소리, 가곡, 시조, 지휘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국악의 실기와 이론은 물론 성가와 전례에 대한 지식까지 익힐 수 있도록 학사과정을 준비했습니다. 일반과정은 1년 동안 2학기제로 국악성가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과 「국악미사곡 하나, 둘」 그리고 성주간 성가, 그 외 다양한 국악성가들을 배우는 과정으로 준비가 됐습니다. 야심차게 준비한 이 두 강좌에 그래도 어느 정도 사람들이 모이려니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신청자가 많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리적인 이유도 있었고 홍보도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당시에는 참 실망이 컸습니다. 다행히 일반과정 낮 반에는 망우리 성가대에서 단체로 참석하셔서 그나마 위안이 됐습니다. 전문과정에는 지휘자 네 분과 국악전공자 두 분, 취미로 국악을 공부하는 한 분, 이렇게 해서 모두 일곱 분이 시작을 하셨습니다. 이 전문과정의 학생들은 멀리 강남, 안성, 신갈, 안산 심지어 공주 등지에서 원당까지 통학을 했습니다. 저녁 7시부터 강의를 시작해 밤 11시 가까이 수업이 이어졌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들 다니셨나 참 대단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이분들의 열성으로 연구소는 조금씩 활기를 찾아갔습니다. 저 혼자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당시 김 엘리사벳 자매님, 신 사라 자매님, 김 아녜스 자매님이 많이 메꾸어 주셨습니다. 큰 도움을 주신 세 분 자매님과 초창기 수강생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강수근 신부(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수도회 한국관구장)rn1992년 사제로 서품됐다.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