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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의 달 기획] ‘선교적 교회’ 위한 쇄신 필요하다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6-10-04 수정일 2016-10-05 발행일 2016-10-09 제 3014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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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의 버리고 자비와 사랑 실천해야
교세 확장 중심 선교 벗어나 참된 복음화 위한 노력 절실

‘자비의 특별 희년’ 기간 중 맞은 전교의 달에 즈음해, 한국교회가 교세 확장과 물량주의에 압도된 성장주의에서 벗어나 사랑과 자비에 바탕을 둔 ‘선교적 교회’를 만드는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희석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 선교학 교수)는 “선교를 비신자나 타종교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종 시도로 보는 것은 비선교적, 반선교적”이라며 “교세 확장에 매이지 않고,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나누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신도 신학자 김혜경 박사(세레나, 대구가톨릭대학교 인성교육원 강의전담 교수)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2016년 전교 주일 담화를 인용, “‘복음의 뛰는 심장인 하느님의 자비를 알리는 것’이 바로 만민 선교”라고 밝히고, “1990년대 중반 이후 심화되고 있는 한국교회 복음화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교 지향적인 교회의 쇄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세 확장으로서의 선교, 성장주의에 압도된 선교의 개념은 오랫동안 교회 선교 활동의 목표로 간주돼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나타난 대규모 선교 운동을 통해, 1000여 명 이상의 입교자들이 한꺼번에 세례를 받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동시에 개신교의 전유물로 간주됐던 거리 선교, 현대 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직장인 사목이나 문화선교, 대중매체를 활용한 선교 등 다양한 선교 방법들이 동원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선교 운동에 힘입어, 실제 1998년과 1999년에는 90년대 들어 처음으로 신자 증가율이 소폭 증가하기도 했다.

대규모 선교 운동은 그 과정에서 본당 신자들의 선교 의식 신장 등의 내적 성숙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각종 부작용과 지속성 부족 등의 문제점 또한 드러내 선교의 대안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아울러 이러한 선교 운동의 바탕에 자칫 물량주의와 성과주의가 깔리기 쉽다는 점은 오히려 참된 복음화와 선교를 저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됐다. 특히 ‘2005년 인구 주택 총조사’에서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선교에 매진했던 개신교회는 쇠퇴하고 선교에 소극적이라고 인식되던 가톨릭교회의 교세가 크게 신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종교의 팽창주의와 성장주의가 오히려 성장을 저해하는 걸림돌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처럼 지속적인 선교 위기 상황 속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시한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는 쇄신’ 요청은 혁신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쇄신이 교회 안에서만 끝나지 않으려면 선교를 그 목표로 삼아야 한다”(복음의 기쁨 27항)고 강조하고 “모든 공동체가 사목적 선교적 쇄신의 길로 나아가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하기를 바란다”(25항)고 당부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