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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감기약, 먹을까 말까?

전성하(토마스 아퀴나스) 과장 rn전성하 과장은 경희대학교 한의학과와 연세대학교 의학과를
입력일 2016-09-06 수정일 2016-09-07 발행일 2016-09-11 제 3011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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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커지면서 감기 환자가 늘고 있다. 감기환자들이 감기에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병원을 찾지 않고 스스로의 면역력으로 이겨내려는 유형과 둘째, 득달같이 병원에 달려와서 치료를 받는 유형.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는 감기 증상이 얼마나 심한지와, 다음과 같은 감기에 관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을 고려하여 결정하면 되지 않을까?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고 대부분 저절로 치유된다. 어떤 환자들은 다른 병원에서는 감기가 잘 안 나았는데 이곳에서 약 먹고는 한방에 나았다고 한다. 그러면 이렇게 말씀드린다. 약이 낫게 한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서 나을 때가 돼서 나은 거라고.

항생제는 바이러스성 상기도감염에서 아무런 이득이 없고 오히려 해가 된다. 항생제의 남용은 저항성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항생제 치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광대뼈 부근이 아프거나 치아가 아프면서 누런 콧물이 10일 이상 지났는데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처음부터 심한 고열과 얼굴 압통, 누런 콧물이 3~4일 지속된 경우, 처음에는 증상이 호전되다가 5~6일이 지나서 다시 나빠지는 경우이다. 이와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증치료가 이루어진다.

따듯한 것을 먹으면 호흡기 점막을 부드럽게 해서 콧물이 잘 나오게 하고 가래를 묽게 해서 배출을 용이하게 해준다고 한다. 뜨끈한 오미자차, 맥문동차, 생강차, 귤피차, 모과차, 계피차, 도라지차 등을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미국 감기 지침에는 소아의 경우 6세 이하에서는 감기약을 가급적 먹지 말라고 권고하고, 6~12세에서도 그리 추천하지는 않는다. 정 써야 한다면 가장 심한 증상을 겨냥하여 한 가지 약물을 쓰라고 권고한다. 경구 혹은 주사 스테로이드제재가 편도선염이나 부비동염에서 좋았다는 보고도 있으나 부작용 때문에 권장하지 않는다.

약을 주나 안 주나 회복되는 시간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그러나 병원에 꼭 가봐야 하는 경우는 38도 이상 열이 나면서 오한이 있고 식욕이 없고 호흡곤란이 있을 때, 폐기종 같은 폐질환을 가지고 있는데 열이 날 경우, 10일 이상 증상이 계속 지속될 경우, 기침을 할 때 가슴이 아프거나 호흡곤란이 있거나 가래에 피가 날 경우, 75세 이상이면서 기침이 오래되었다 싶을 경우, 소아의 경우 의식이 혼미하고 반응이 약하고 숨 쉬는 게 힘들어 보일 때, 3개월 미만의 아기이면서 잘 못 먹을 때는 병원에 가야 한다.

대부분 저절로 낫는 감기에 우리는 너무 참을성 없이 약에만 의존하고자 한 것은 아닌지, 빨리 낫고자 너무 조급했던 것은 아닌지, 한 움큼씩 처방 난 약이 무엇인지는 알고 먹었는지, 빨리 낫고자 하는 조바심이 항생제의 남용과 스테로이드의 남용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많은 질환인 감기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전성하(토마스 아퀴나스) 과장 rn전성하 과장은 경희대학교 한의학과와 연세대학교 의학과를